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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대강 르포-개방 앞둔 충남 공주보 가보니 "생태계 복원 기대" "농업용수 공급 차질 우려"

중앙일보 2017.05.23 15:52
23일 오전 9시30분 충남 공주시 우성면 공주보. 우안(右岸) 쪽에 조성된 소수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었다. 3000㎾(1500㎾x2개) 규모로 연간 15.9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수력발전은 공주보 수위가 관리유지 기준인 8.75m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가동한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조성된 금강 공주보. 우안(右岸)에 설치된 수력발전소에서 물을 방류하면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어도(魚道)가 나란히 놓여 있다. 공주=신진호 기자

충남 공주시 우성면에 조성된 금강 공주보. 우안(右岸)에 설치된 수력발전소에서 물을 방류하면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어도(魚道)가 나란히 놓여 있다. 공주=신진호 기자

 

환경단체 "매년 물고기 떼죽음 녹조발생 등 환경오염 심각" 환영
자치단체·농민 "수위 낮아지면 농업용수 공급 차질 빚는다" 우려

물이 흘러내려 가는 수문 입구에는 잉어와 누치 등 민물고기 100여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입구 옆 아이스하버식 어도(魚道)로 올라가지 못한 물고기로 수력발전이 가동될 때마다 먹잇감을 찾기 위해 몰려든다고 한다. 보 중간 아래쪽은 물빛이 누런색으로 변해 있었다. 전문가들은 녹조 초기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높이 7m, 길이 280m(고정보 60m·가동보 220m)의 공주보는 6개의 수문으로 구성됐다. 보 양쪽에 두 개의 어도, 오른쪽에 수력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공주보의 저수 용량이 1550만㎥로 상류 세종보부터 공주보까지 저수량이다.
충남 공주시 우성면 금강에 조성된 공주보. 다음 달부터 6개의 보 가운데 이동식인 가동보 3개를 상시 개방해 강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충남 공주시 우성면 금강에 조성된 공주보. 다음 달부터 6개의 보 가운데 이동식인 가동보 3개를 상시 개방해 강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6개 보 개방 지시에 따라 공주보도 다음 달부터 상시 개방에 들어간다. 이동식인 가동보 3개의 수문을 열고 저장했던 물을 하류인 백제보 쪽으로 흘려보낸다.
 
공주보를 관리하는 사업소 측은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나 수자원공사에서 보 개방과 관련한 지침이 내려온 게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리유지 기준인 8.75m의 수위를 얼마나 내릴지, 방류시간을 얼마나 할지 등에 대한 지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금강 공주보 오른쪽에 설치된 수력발전소. 관리수위인 8.75m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강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며 발전소가 가동하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금강 공주보 오른쪽에 설치된 수력발전소. 관리수위인 8.75m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강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며 발전소가 가동하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공주보는 금강에 조성된 3개 보 가운데 하나다. 공주보를 중심으로 상류에 세종보, 하류에 백제보가 있다. 공주보가 조성된 이후 보 주변에서는 붉은깔따구, 실지렁이 서식이 확산하는 등 환경문제가 발생했다. 매년 녹조 발생으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수질오염도 심각한 사태로 변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4대강 사업 정책감사와 6개 보 우선 개방 등의 문 대통령의 지시를 환영한다”며 “기능을 상실한 세종보 철거와 금강~보령댐 도수로 등 사업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금강 세종보 등이 수질악화에 끼친 영향이 드러났는데 개방 대상이 6개 보에 불과하다”며 “문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추진되는 지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강 공주보에서 상류 쪽으로 8㎞가량 떨어진 곳에 조성된 조정경기장. 이달 말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수위가 낮아지면 경기에 차질을 빚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금강 공주보에서 상류 쪽으로 8㎞가량 떨어진 곳에 조성된 조정경기장. 이달 말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수위가 낮아지면 경기에 차질을 빚게 된다. 공주=신진호 기자

 
반면 자치단체와 농민들은 공주보 상시개방으로 저수량이 줄어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물을 하류로 내려보내면 수위가 낮아지고 양수장으로 공급해야 할 양질의 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세종보와 공주보 사이에서 56개의 양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주보에서 상류 쪽으로 8㎞가량 떨어진 장기1양수장(공주시 석장동) 등 대형 양수장은 금강 물을 끌어다 세종시·공주시 지역 460㏊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금강 공주보에서 상류 쪽으로 8.5㎞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된 장기1양수장. 양수장에서는 금강 물을 끌어다 세종과 공주지역 농경지에 공급한다. 세종=신진호 기자

금강 공주보에서 상류 쪽으로 8.5㎞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된 장기1양수장. 양수장에서는 금강 물을 끌어다 세종과 공주지역 농경지에 공급한다. 세종=신진호 기자

 
상류지역에 위치한 조정경기장은 이달 말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전국 규모의 대회가 예정돼 있다. 공주보의 방류로 수위가 낮아지고 영향이 상류까지 미치면 대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공주시 관계자는 “저수량이 많을 때는 언제는 물을 끌어다 인근 논에 공급할 수 있지만 수량이 줄어들면 제한급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보를 개방한 뒤 변화를 지켜본 뒤 농민, 관계기관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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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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