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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이냐, 민주당이냐…당내 노선갈등에 표류하는 국민의당

중앙일보 2017.05.23 15:40
국민의당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 표류하고 있다. 23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문제를 논의했지만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결론만 내렸다. 유력한 후보였던 주승용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제가 나설 차례는 아닌 것 같다. 백의종군하겠다”며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했다.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가 23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의가 23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비대위원장 후보 주승용 "백의종군"
정대철 등 당 고문단 "주승용 되면 탈당"
당내에서는 바른정당 연대론
고문단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론도 나와
비대위원장 후보로 박주선, 문병호 등 거론

당초 당내 의원들은 주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다. 그런데 정대철 고문 등 당 고문단은 지난 19일 모임을 갖고 “주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탈당하겠다”며 “정대철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라”고 당에 요청했다. 
 
친안철수계 의원과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론',또 동교동계 고문단이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론'의 충돌이 현재 당내 갈등의 본질이다.   
 
주 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8월 말 이전에 통합 전당대회도 치러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론을 펼치고 있다. 안 전 대표도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2월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정대철 고문에게 생일떡을 먹여주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2월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정대철 고문에게 생일떡을 먹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정대철 고문은 “내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안 맡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당의 정체성과 전혀 다른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나 연대론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향후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적극적으로 협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교동계 등 당 고문단에서는 이미 민주당과의 '연대'를 넘어 '통합'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등은 대선 후 정 고문 등 만났고, 민주당 김원기 고문도 국민의당 권노갑 고문을 찾았다.
 동교동계인 이훈평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탕평 인사를 하면서 국민의당의 존립 근거가 약화됐고, 탈당의 원인이었던 친문패권도 약화됐다고 본다”며 “장기적으로 민주당과 연대나 통합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현역 의원은 고문단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선을 긋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그러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국민의당이 창당한 건 친문패권주의에 대한 반대도 있었지만 다당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컸다”며 “민주당과 통합이나 연대는 결국 다당제의 대의를 손상하게 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의 한 식당에서 박주선 부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의 한 식당에서 박주선 부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25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을 결정한다.  현재 후보로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도 물망에 오르지만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의원은 “당 혁신을 위한 전권과 충분한 기간을 부여 받아야 할텐데 현재 당 상황으로는 그런 권한을 부여할 사람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비대위를 구성한 후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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