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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 "에일스 폭스 전 회장의 꿈이 내겐 악몽이었다"

중앙일보 2017.05.23 14:37
모니카 르윈스키가 지난 18일 사망한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에 대해 “그의 꿈은 내겐 악몽이었다”는 제목의 칼럼을 뉴욕타임스(NYT)에 22일 기고했다. 르윈스키는 백악관 출신 인턴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1998년 성추문 스캔들이 불거지며 폭스뉴스의 24시간 '추적'보도의 대상이 됐다. 그런 그가 에일스 전 회장 사망을 계기로 시청률 지상주의 언론을 정면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백악관에서 인턴이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함께 찍은 사진. [중앙포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백악관에서 인턴이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함께 찍은 사진. [중앙포토]

 

18일 사망한 에일스 관련 NYT에 칼럼 기고
"미 언론, 에일스가 만든 '굴욕주기 문화' 결별해야"

르윈스키는 칼럼에서 폭스 창업자인 루퍼트 머독으로부터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에일스 전 회장은 당시 '24시간 때리기’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건 마법처럼 효과를 부려 폭스뉴스는 스캔들 보도로 시청자들을 폭스의 애청자로 사로 잡았다”며 “이후 15년동안 폭스는 뉴스채널 1위, 지난해 23억달러 매출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르윈스키는 “르윈스키 대하소설이 우리를 뉴스 지도 위에 올려 놓았다. 르윈스키는 뉴스채널의 꿈을 실현시켰다”는 존 무디 폭스 편집인의 발언을 인용하며 “그들의 꿈은 내겐 악몽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폭스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려고 나의 성격, 외모와 나의 일상생활을 따로 떼어내 무자비하게 조목조목 비판하고, 진실과 소설을 마구잡이 뒤섞어 보도했다. 그동안 나와 가족들은 감옥에 가지 않을까 걱정하며 ,집에 웅크리고 숨어지내야 했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내가 집에서 24시간 내내 지켜본 폭스는 ‘근거없는 루머는 없고 사생활에 대한 어떤 빈정거림이나 끔찍한 비난도 용납될 수 있다’는 것처럼 보였다”고도 말했다.  
 
르윈스키는 “에일스가 내 개인적, 국가적 비극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출연진을 짜고 텔레비전 보도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하자 다른 케이블뉴스 채널들도 주저없이 그런 밑바닥 경쟁에 뛰어 들었다”며 “TV뉴스가 현대판 콜로세움(격투장)으로 변해감에 따라 인터넷도 나란히 망신주기와 독설 문화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1998년 스캔들 보도를 계기로 연약한 희생양에 대한 클릭수와 시청률로 보상받는 사이버폭력, 인터넷 비방 댓글과 트윗을 통한 ‘굴욕주기 문화’가 형성됐다는 게 르윈스키의 주장이다.  
 
르윈스키는 최근 폭스뉴스가 매년 1억달러 광고수입을 가져왔던 간판 진행자 빌 오라일리를 비슷한 성추문으로 해고하고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해설자 밥 벡켈도 해임하는 등 폭스에도 변화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섹스 스캔들을 활용해 케이블 제국을 만든 에일스가 지난해 여직원 성추문으로 쫓겨난 것은 “아이러니”라고 하면서다.
 
르윈스키는 “칼럼이 에일스의 또 다른 부음 기사 아니라 그가 만든 (뉴스)문화의 부고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그러면서 르윈스키는 “에일스의 시대와 작별하는 지금이 그가 재임시 약속한 대로 공정하고 균형잡힌 뉴스로 가져야할 때”라고 칼럼을 마무리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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