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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구사진 4장 공개 “미사일이 대기권서 촬영” 주장

중앙일보 2017.05.23 02:25 종합 6면 지면보기
 
북한이 지난 21일 오후 발사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KN-15)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22일 밝혔다.
 

북한 미사일 기술 급속히 진화
‘북극성-2형’이 찍은 다른 각도 사진
탄두부 방향 바꿀 수 있다는 의미
대기권 재진입 기술 과시용인 듯
김정은 “기분 좋다” 실전배치 지시
미 증원전력 거점 오키나와 타격권

 
북한 노동신문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22일 보도한 ‘북극성-2형’의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22일 보도한 ‘북극성-2형’의 발사 모습.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발사 성공 후 북극성-2형을 대량 생산해 인민군 전략군에 실전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전략군은 북한이 옛 미사일지도국을 확대해 전략미사일을 운용하는 부대로 2012년 창설했다.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북극성-2형은 지난 2월 12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우리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30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최대 사거리 2500~5500㎞)로 분류했지만 최근 사거리 2000㎞ 미만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재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고체연료 엔진 기술 수준이 액체연료 엔진 기술보다 아직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북극성-2형 미사일이 대량 생산되면 북한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주일 미군기지를 동시다발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주일 미군기지는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증원 전력을 보내는 거점이다. 다만 대량 생산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고체 추진체와 첨가제를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쉽진 않을 것”(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란 의견도 있다.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쭉 이어지지 않고 최소 두 차례 끊어진 화면이다. 전문가들은 ‘자세조종장치로 미사일 탄두부의 방향을 최소 두 번은 바꿀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사진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쭉 이어지지 않고 최소 두 차례 끊어진 화면이다. 전문가들은 ‘자세조종장치로 미사일 탄두부의 방향을 최소 두 번은 바꿀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사진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쭉 이어지지 않고 최소 두 차례 끊어진 화면이다. 전문가들은 ‘자세조종장치로 미사일 탄두부의 방향을 최소 두 번은 바꿀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① ②, 중국 다롄 일대 랴오둥 반도 모습 ③, 맨 마지막 사진은 상공에 구름이 끼어 판독이 힘들다 ④.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쭉 이어지지 않고 최소 두 차례 끊어진 화면이다. 전문가들은 ‘자세조종장치로 미사일 탄두부의 방향을 최소 두 번은 바꿀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① ②, 중국 다롄 일대 랴오둥 반도 모습 ③, 맨 마지막 사진은 상공에 구름이 끼어 판독이 힘들다 ④.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중 중국 다롄 일대 랴오둥 반도 모습.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중 중국 다롄 일대 랴오둥 반도 모습.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중 하나. 상공에 구름이 끼어 판독이 힘들다. [사진 조선중앙TV]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며 북한이 22일 공개한 지구 사진 중 하나. 상공에 구름이 끼어 판독이 힘들다. [사진 조선중앙TV]

 
◆왜 사진을 공개했을까=북한은 이날 북극성-2형이 대기권에서 찍었다는 지구 영상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의 보도에 따르면 북극성-2형은 ‘2계단(2단 추진체)과 전투부(탄두부) 분리’ 후 이 영상을 촬영해 실시간 송신했다.
 
영상에선 서해 위성발사장이 있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와 중국 다롄(大連)시 일대의 랴오둥(遼東) 반도 등 지형이 보인다. 화면이 쭉 이어지지 않고 촬영 지역이 두 차례 갑자기 바뀌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자세조종장치를 사용해 탄두부의 방향을 최소 두 번 바꿨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전투부(탄두부)에 설치된 촬영기(카메라)의 영상 자료에 근거해 자세조종체계의 정확성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장 교수는 “탄두부가 대기권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올 때 일정 각도보다 낮게 진입하면 우주로 튕겨진다”며 “이때 자세조종장치는 탄두부가 목표물에 정확히 떨어지도록 탄두부의 방향을 수정하는 기능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이 동영상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다. 온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인다”고 언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최종 관문이랄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4일 발사한 화성-12형의 경우 미사일 탄두부에 탑재된 텔레메트리(원격 측정장비)가 재진입 후 대기권에서도 정상 작동했고, 이를 근거로 한·미 당국은 북한이 IRBM급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일보 5월 17일자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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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후에 쐈을까=21일 북극성-2형의 발사시간은 오후 4시59분쯤이다. 북한은 올 들어 여덟 차례에 걸쳐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모두 오전 시간대를 택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 지역엔 오후 3시 이후 강한 편서풍이 부는 날이 많아 주로 오전에 발사한다”며 “이번에 오후에 발사한 건 지난 2월 시험발사 후 석 달여 만에 북극성-2형 실전 배치를 선언할 만큼 성능에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대미 메시지 차원의 시간 선택이란 분석도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이었고, 북극성-2형의 발사시간은 현지시간으론 오전 10시59분이었다. 군 관계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체제 보장을 약속하며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건 데 대한 북한식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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