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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흑역사…"교육 목적 봐달라" "4명이라 그랜드슬램"

중앙일보 2017.05.23 02:13 종합 8면 지면보기
청와대는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위장전입 사실을 공개했다.
 
위장전입은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주민등록법 제37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범죄 행위여서다. 국회 인사청문회 회의록에 ‘위장전입’을 검색하면 120차례의 회의에서 언급됐다고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 표절을 5대 비리로 규정하고 이에 연루된 인사는 고위 공직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위장전입 논란은 시기별 빈도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는 인사청문회 대상 확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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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사청문회와 무관하게 낙마한 경우는 1998년 4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 사퇴한 주양자 전 복지부 장관이 있다. 일가족이 16차례 위장전입을 했다. 2005년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이 물러났는데 부인이 농지 매입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2000년 총리 후보자부터 인사청문회가 도입됐는데 첫 청문회였던 이한동 후보자부터 위장전입 문제가 제기됐고 2년 만인 2002년 장상·장대환 총리 후보자가 연속으로 위장전입 논란 끝에 낙마했다. 장상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었고 장대환 후보자는 교육 목적이라고 해명했었다.
 
부동산 투기, 자녀 교육 크게 2가지 목적
 
2005년·2007년 국회법 개정으로 권력기관장과 국무위원들이 대거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추가됐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청문회 때마다 논란이 됐으나 사회적 이슈가 된 건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조각(組閣) 때였다. 20여 명이 한꺼번에 청문회를 치르면서 위장전입 논란 빈도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위장전입이 언급된 인사청문회 회의록 120건 중 105건이 그 이후의 일이다.
 
2010년 8월엔 정장선 민주당 의원이 “‘위장전입이 이 정부에서 고위직으로 나가는 데 있어 필수조건이다’란 얘기가 나온다”고 꼬집는 일도 있었다. 당시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 등에 대해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이 중 5번의 위장전입을 한 신 후보자는 낙마했다.
 
이 무렵 여권을 중심으로 “후보자 중 위장전입 안 한 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부동산 투기 목적은 안 되고 교육 목적은 봐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나왔다. 실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었던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2008년)도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3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등의 청문회에서도 모두 위장전입 논란이 제기됐다. 황주홍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네 명 후보자 전체가 위장전입한 전력이 있다. 그랜드 슬램”이라고 꼬집었다.
 
강경화 후보자를 비롯, 앞으로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9년여간 방어하는 입장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집중 검증하겠다고 벼르는 이유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22일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정부에서 어떤 잣대로 평가하고 비판하고 낙마시켰는지 되돌아보라”며 “민주당보다 더 엄격하고 꼼꼼한 잣대로 인사청문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했던 ‘5대 비리 관계자 원천 배제’ 약속을 저버려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외국에 있던 아이를 본국으로 전학시키는 과정에서 친척에 주소지가 잠시 있었던 부분은 더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과거의 예와는 정도가 조금 다르지 않으냐고 본다”고 했다.
 
안효성 기자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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