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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미니스커트, 표범무늬 힐, 긴 머리 … 파워 레이디의 파격

중앙일보 2017.05.23 01:41 종합 21면 지면보기
브리지트 트로뇌(64) 프랑스 대통령 부인, 테리사 메이(61) 영국 총리, 멜라니아 트럼프(47) 미국 대통령 부인. 이들의 공통점이 단지 정계의 ‘VIP 레이디’라는 것만은 아니다. 모두들 결코 젊다고는 할 수 없는 40~60대 나이지만 그 또래가 하지 않는, 아니 섣불리 하지 못하는 패션을 보여준다.
 

‘중년여성 패션’ 금기 깬 그들
64세 대통령 부인의 ‘활동성’ 강조
멜라니아, 풍성한 컬 살린 헤어스타일
‘메이의 신발’은 구글 검색까지 올라

14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하늘빛 미니 스커트 정장을 입은 브리지트 트로뇌 프랑스 대통령 부인. [중앙포토,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하늘빛 미니 스커트 정장을 입은 브리지트 트로뇌 프랑스 대통령 부인. [중앙포토, AP=연합뉴스]

트로뇌는 치마 길이로 파격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루이비통의 하늘빛 치마 정장을 입었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첫 공식 석상, 게다가 취임식 패션이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운데 택한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였다. 행사 전에도 비슷한 차림을 하곤 했다. 2016년 프랑스를 방문한 네덜란드 왕 내외의 환영 만찬에서도 레이스 소재의 크림색 미니 드레스를 입었고, 지난해 7월 프랑스 혁명 기념 열병식 행사에선 군청색의 민소매 미니 드레스를 택했다.
 
영국에서 나온 지난해 조사(은퇴정보 사이트 ‘리타이어새비’)에서 미니스커트가 적당하다고 여길 수 있는 나이가 39세까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 내에서도 파격 중의 파격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 언론에서도 그의 패션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호주 사우스모닝헤럴드는 “나이에 따라 정해진 여성의 옷장 룰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보도했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그의 패션을 꼼꼼히 분석하며 젊어 보이는 스타일링 팁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취임식에서 범표 무늬 구두를 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중앙포토, AP=연합뉴스]

지난해 취임식에서 범표 무늬 구두를 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중앙포토, AP=연합뉴스]

메이 총리도 나이를 초월한 패션 아이콘으로 꼽힌다. 무난하고 발이 편한 신발을 최고로 치는 여느 60대와는 다르다. 오히려 젊은 여자들도 넘보기 힘든 화려하고 튀는 신발을 신고 나와 주목받는다. 취임식 날부터 V자로 깊게 파인 검정 드레스에 표범 무늬 힐을 신었고, 2016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선 빨간 드레스에 원색 자수가 놓인 구두를 골랐다. 취임 전인 2015년 엘리자베스 여왕을 만나러 가는 자리에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검정 부츠를 신은 이력 역시 그의 패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장면이다. 그 결과 ‘메이의 신발’은 구글 자동 검색에까지 올랐고, 이제는 ‘파워 슈즈’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군인 배우자 감사의 날 행사에 참석한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UPI=연합뉴스]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 군인 배우자 감사의 날 행사에 참석한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UPI=연합뉴스]

두 사람에 비해 훨씬 젊은 멜라니아 역시 모델 출신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일반인의 기준에서 보면 확실히 남다른 점이 있다. 바로 긴 머리다. 취임식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을 본뜬 듯한 올림머리를 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가슴선까지 오는 길이를 고수한다. 40대 후반의 긴 머리는 숱이 줄면서 볼륨이 없어 초라해 보인다는 통념이 있는데 이를 과감하게 깬 것이다. 올해 서른여섯의 이방카 트럼프보다 오히려 길다. 갈색 머리에 몇 가닥씩 캐러멜 컬러 염색이 더해진 풍성한 컬이 특징이다. 미국 연예잡지 ‘베너티 페어’는 2016년 연말 호에서 멜라니아 헤어를 소개하며 “똑같이 모방하는 건 거의 힘들다”고 평하기도 했다.
 
‘강한 카리스마’ 강경화의 은발
 
염색을 하지 않은 은발 머리를 고수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중앙포토, AP=연합뉴스]

염색을 하지 않은 은발 머리를 고수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중앙포토, AP=연합뉴스]

이처럼 나이의 장벽을 넘는 이들 ‘VIP 레이디’의 패션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요즘 유행하는 ‘연령 파괴(ageless)’로만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외모나 옷차림이 무기가 되는 연예인과 달리 이들은 대중의 좋은 평판을 정치적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정계의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무조건 어려 보여야 하는 이유보다 능동적 이미지를 만들려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통념처럼 나이에 맞게 꾸미다 보면 ‘가라앉고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게 되니 이를 탈피하기 위해 차라리 ‘한 끗 다른’ 파격을 택한다는 이야기다. 강경화(62)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염색하지 않고 은발 머리를 고수하는 건 이들과 정반대의 선택이지만 오히려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패션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각각 연하 남편을 둔 아내, 실용주의적 개혁 정치인, 모델 출신으로서 외모에 힘을 준다”는 게 강 소장의 설명이다.
 
이유가 어찌 됐든 챙겨 주는 전문가가 있든 없든 이들 스스로 패셔니스타임은 분명하다. 보통의 중년 여성도 따라 할 만한 스타일링 팁을 이들에게서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혜연 스타일리스트는 “치마를 짧게 입고 싶다면 실루엣에 신경 쓰라”고 조언한다. 허리선이 들어가지 않고 몸에 붙는 박스형을 고수할 것. 레이스·실크처럼 고급스러운 소재를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튀는 컬러의 구두를 신고 싶을 땐 검정 스타킹을 활용하는 게 좋다. 한 스타일리스트는 “여름을 제외하고 투명·불투명 종류를 나눠 신으면 전체적으로 격식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한다. 특히 표범 무늬는 작고 일정하게 반복되는 종류를 고르면 오히려 원포인트 액세서리로 활용할 수 있다.
 
긴 머리도 적당한 길이와 컬러를 잘 고르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쇄골까지가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며 “이 길이가 얼굴형에 구애받지 않고 가장 예뻐 보인다”고 말한다. 또 파마를 하더라도 강한 웨이브보다 C자 컬을 하면 젊어 보이고 손질하기도 쉽다. “컬러는 너무 밝은 톤보다 짙은 와인빛이 도는 갈색 컬러가 세련돼 보인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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