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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300 넘어도 웃지 못하는 개인

중앙일보 2017.05.23 01:00 경제 7면 지면보기
코스피 사상 첫 2300 돌파 
코스피가 지금까지 가본 적 없는 ‘2300 시대’를 맞았다. 22일 코스피는 2304.03에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300을 넘어섰다. 전 거래일보다 15.55포인트(0.68%)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는 5거래일째 순매수했다. 
 

외국인 19.9% 수익률 환호
개인투자자는 3% 최하위
상승 적은 테마주·소형주 선택
잦은 매매도 수익 깎아먹어

코스피가 역대 처음 2300선을 넘어선 올해도 개인 투자자는 웃지 못한다. 22일 한국거래소가 올 1월 2일부터 지난 17일까지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평균 상승률을 비교했더니 개인은 3%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9.9%, 국내 기관 투자가는 21.3%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비교된다.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개인 투자자의 실적은 더 암울해진다. 외국인(15.9%), 기관(18%)과 달리 개인(-0.2%)만 손실을 보는 중이다.
 
이런 우울한 개인의 투자 성적표는 올해 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서 투자 주체별 연간 수익률을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12년간 개인은 외국인 투자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단 한 번도 내지 못했다. 개인이 국내 기관 투자가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적은 2010년과 2013년 단 두 해였다. 개인·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각각 많이 사들인(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의 연평균 상승률을 바탕으로 했다. 매수 비중이 적은 기업 주식의 과도한 등락으로 인한 통계 착시를 줄이기 위해서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연간 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한 해뿐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008년(-56.4%)과 2011년(-26.7%), 2012년(-15.5%)손실을 봤고 2014년(-21.7%), 2015년(-1.6%), 지난해(-22.7%)까지 내리 3년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었다. ‘개인의 실패’는 최근 들어 더 심해지는 추세다.
 
그 이유는 뭘까.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은 변동성이 큰 테마주나 중·소형주, 낙폭 과대주(너무 급락한 종목) 위주로 투자하다 보니 좋은 실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보다 정책 모멘텀 같은 막연한 기대를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종목은 잘 안 오른다”고 말했다.
 
손절매 타이밍을 번번이 놓치는 것도 개인의 한계다. 박상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청담지점장은 “잘못된 투자로 손실을 보고 있다면 지체하지 않고 이를 인정하고 멈춰야 하는데 투자 심리를 다스리지 못하는 일부 개인 투자자는 그러지 못한다”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주식시장에 절대 원칙이란 없음에도 일부 개인 투자자는 자기 확신에 빠져 그 패턴을 지속함으로써 더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잦은 매매도 문제다. 지난해 개인의 매도 회전율은 211.6%, 매수 회전율은 213%에 달했다. 외국인(매도 회전율 16.7%, 매수 회전율 17.3%)의 10배를 웃돈다. 매매 회전율(연평균 시가총액 대비 연간 거래량)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자주 사고 팔았다는 의미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시장이 선진화하려면 중장기 투자가 자리 잡아야 하는데 국내 개인 투자자의 매매 회전율은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며 “짧은 투자 기간에 세금과 수수료 내고 나면 사실상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의 습관적 투자 패턴 외에도 국내 경기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유 팀장은 “임금 상승세는 부진한 가운데 준조세와 주거비 부담이 늘면서 가계의 투자 여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돈을 빼내면서 개인이 많이 투자한 종목의 주가도 덩달아 떨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는 얘기다.
 
박석현 대신증권 자산배분팀장은 “개인과 달리 수급 기반이 탄탄한 외국인이 주로 투자한 대형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경향이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며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한 개인과 외국인의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현숙·이새누리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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