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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 여제 꺾었네, 자영 요정의 부활

중앙일보 2017.05.22 01:00 종합 30면 지면보기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꺾고 우승한 김자영. 5년 만에 국내 대회 정상에 오른 김자영은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고 얼떨떨하다”며 활짝 웃었다. 축하 물세례를 받는 김자영. [사진 KLPGA]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꺾고 우승한 김자영. 5년 만에 국내 대회 정상에 오른 김자영은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고 얼떨떨하다”며 활짝 웃었다. 축하 물세례를 받는 김자영. [사진 KLPGA]

“많은 분들이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그 덕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어요.”
 

두산 매치플레이 제패한 김자영
2013년 이후 슬럼프로 마음 고생
5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컵 차지
박인비, 또 국내 준우승 징크스

21일 강원도 춘천의 라데나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전. ‘골프 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를 꺾고 5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컵을 차지한 김자영(26·AB&I)은 끝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자영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박인비를 3홀 차로 꺾고 우승(상금 1억7500만원)했다.
 
2010년 투어에 데뷔한 김자영은 ‘필드의 요정’으로 불리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2012년엔 이 대회를 포함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 슬럼프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3년 상금랭킹 36위, 2014년 30위, 2015년 34위로 중위권을 맴돌다 지난해엔 57위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김자영은 부쩍 달라졌다. 지난 4월 초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한 주 전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자영은 “우승하려면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워낙 감각도,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최대한 실력 발휘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빨리 우승해 기분이 배로 좋다”고 했다. 지난 2008년 창설된 두산매치 플레이챔피언십은 올해부터 경기 방식을 바꿨다. 지난해까지는 4일 간 6라운드로 치러졌지만 올해부터 조별리그를 도입해 5일간 7라운드를 벌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김자영은 5년의 절실한 기다림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 5일 동안 완벽한 경기를 했다. 16강에 이어 4강전에서도 연장전을 치렀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체력이 바닥날수록 정신력은 단단해졌다. 이날 오전 열린 4강전에서 시즌 2승을 거둔 김해림(28·롯데)과 20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김자영은 결승전에선 박인비를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전반 9홀까지 1홀 차로 앞선 뒤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2홀 차로 앞서나갔다. 12번 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1m 거리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자영은 “5일간 7라운드를 치르다보니 마치 한 주에 2개 대회를 치른 것처럼 힘이 들었다. 인비 언니는 실수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다시 우승할 때까지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18승을 거뒀지만 국내 투어 대회엔 16차례 출전해 다섯 차례 준우승에 그친 박인비는 이번에도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섰다. 4강전까지 장기인 퍼트를 앞세워 6연승을 거뒀지만 결승전에서는 샷감각이 흔들렸다. 3~4위전에서는 김해림이 이승현(26·NH투자증권)을 3홀 차로 꺾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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