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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盧ㆍ李ㆍ朴 기념사는?

중앙일보 2017.05.18 15:46
문재인 대통령이 5ㆍ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가장 강조한 말은 ‘진상규명’이었다. 
진상규명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와 다른 역대 대통령의 기념사를 확실하게 차별화했다. 

문 대통령 기념사 핵심은 '진상규명' 의지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와도 차별화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땐 '승화'의 대상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새 정부는 5ㆍ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진상규명은 진보와 보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정의의 문제로, 국민 모두가 함께 가꾸어야 할 민주주의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유가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유가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5ㆍ18 당시 계엄군에 발포 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군지, 계엄군이 시민군을 향해 헬기 사격을 가했는지 등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달 출간한 회고록에서 “5ㆍ18사태는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첫해 5ㆍ18 기념사들과 비교하면 문 대통령 기념사의 차별화된 특징은 더 분명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식도 전체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비슷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도 진상규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제2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

제2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기념사에서 “1980년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광주의 함성은 정부와 언론에 의해 불순분자의 난동으로 왜곡되기도 했다. 자유와 정의, 인권을 부르짖은 시민들은 폭도로 매도되었다. 정의와 양심의 분노가 군부의 총칼 앞에 무참히 짓밟혔던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규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진실이 왜곡돼 왔다고는 분명하게 지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4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24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는 5ㆍ18 광주의 숭고한 희생이 만들어낸 정부다. 5ㆍ18 광주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 건 이번 문 대통령의 기념사와 일치한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정직하게 땀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광주정신을 자신의 핵심 키워드였던 '개혁''정의'와 연결지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ㆍ18 민주화운동을 과거의 사건으로 묻어두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동력으로 승화시켜, 위대한 민주주의의 진전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했다.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그는 5·18을 미래의 국가발전이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승화'의 대상으로 규정했다. 
“5.18 정신은 그 자체로 이미 귀중한 자산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민주화로 활짝 피어난 5.18 을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는 정신적 지주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역사는 지금 우리에게 산업화ㆍ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다. 
 
5년 뒤인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비슷한 톤으로 “이제 5ㆍ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로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어 “영령들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어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그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ㆍ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를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하면서 국민통합과 국민행복, 국가발전을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위한행진곡' 합창순서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위한행진곡' 합창순서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고비를 넘어선 우리 앞에 지금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정치사회 영역에 머물렀던 민주화를 경제 분야로 더욱 확장시켜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의 도전'을 한 목소리로 강조한 게 눈에 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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