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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5·18 진실 밝히겠다"…80년 5월 진상규명 급물살

중앙일보 2017.05.18 15:06
국과수 조사 결과로 본 5·18 당시 헬기 총격 개념도

국과수 조사 결과로 본5·18 당시 헬기 총격 개념도

올해로 37주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밝히는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기념식에 참석해 5·18 진상규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해서다.
 

문재인 대통령, 5·18기념식장서 "진상규명" 강조
최초 발포 명령자·암매장 규명 등 새 정부 과제로
북한 개입 주장 등 5·18 왜곡도 풀어야 할 숙제
'씻김굿 제물' 주장한 전두환 회고록은 대표적 왜곡사례로 꼽혀

문 대통령은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새 정부는 5·18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헬기 사격까지 포함해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진상규명을 강조한 것은 3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5·18의 진실들이 많아서다. 5·18은 당시 최초 발포 명령자와 헬기 사격의 진실, 정확한 사망·실종자 규모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엄수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엄수된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계엄군은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 전남도청 앞에 모인 수천 명의 군중을 향해 총을 쐈다. 광주에서 시민을 향해 집단 발포가 이뤄진 것인데 3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누가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헬기 사격을 둘러싼 진실은 올해 들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1월 12일 "광주 전일빌딩에 남은 탄흔은 헬기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진실규명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5일  "5·18 당시 전일빌딩에 대한 헬기 사격은 계엄군의 최종 도청 진압작전이 전개된 5월 27일 새벽 4시부터 5시 30분 사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육군본부의 80년 5월 작전지침 등 3만여 쪽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광주시는 국과수의 발표 이후 헬기 사격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연구분석반을 꾸려 자료 분석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목격자들이 "헬기에서 사격하는 것을 봤다"는 80년 5월 21일을 전후로 한 진실은 밝히지는 못했다.
80년 5월 광주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미국인 선교사 아널드 피터슨과 지난해 9월 선종한 조비오 신부 등은 "5월 21일 오후 2~3시15분 사이에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헬기에서 발포한 정확한 총기·총탄이나 발포 시간대, 헬기 발포에 의한 희생자 등도 밝혀야할 과제다.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인근인 전일빌딩 앞을 비행 중인 헬기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인근인 전일빌딩 앞을 비행 중인 헬기

80년 이후 지속적인 진상조사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5·18 희생자 규모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는 5·18 당시 민간인 165명이 사망하고 81명이 행방불명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추가 행방불명자나 암매장에 대한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정확한 희생자 규모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5·18을 둘러싼 왜곡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금도 일부 보수단체나 보수 인사들은 5·18을 민주화 운동이 아닌 폭동으로 부르거나 북한의 개입에 의한 사건임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5·18 관련 자료의 폐기와 역사왜곡을 막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86) 전 대통령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은 대표적인 5·18왜곡 사례로 꼽힌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자신을 ‘5·18의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고 표현했다. 5·18의 가해자로 지목돼 온 당사자가 자신을 ‘5·18 희생자’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1997년 4월 5·18과 12·12 사건에 대한 확정판결 당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목적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전 전 대통령이 책에서 ‘양민에 대한 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부분에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당시 신군부 측이 시위 진압을 위해 공수부대를 파견해 민간인을 살상, 피해를 키웠다는 것 또한 역사적 사실로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전두환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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