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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에 힘 싣는 정치권...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그랬나”

중앙일보 2017.05.18 10:24
‘이영렬ㆍ안태근 돈 봉투 만찬’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검찰의 묵은 관행을 뿌리 뽑고 검찰 개혁의 시발점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감찰 지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판사 출신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관행이라는 악습에 젖어 그렇게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그랬을까요?"라며 검찰 만찬을 비판했다. ‘돈 봉투 만찬’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도 "선후배 간의 술자리였을 뿐"이라고 항변하는 검찰의 인식을 꼬집은 것이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자신의 트위터에 "남들에겐 없는 죄도 만들어 씌우면서 자기들은 법 위에 있는 사람들처럼 행동하던 구태 검사들에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줘야겠다"며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검찰 출신인 민주당 백혜련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큰 수사를 마치고 기관장이 부서 간 특수활동비로 격려금을 주기도 하고 회식자리를 갖는 것은 일반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이영렬 지검장이 특수본 검사들과 회식하고 격려금 줬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백 원내대변인은 “법무부에서 수사 파트를 불러 격려금 주는 것은 제가 알기로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우병우 사건’의 피의자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자리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그런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며 “진짜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병우 사단’이 검찰 내에 있기 때문에 우 전 수석에 대한 제 식구 봐주기 식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회적 의혹이 비등했다”며 “그런 때에 수사가 종결되고 나서 돈 봉투가 오간 자리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두고 도저히 그냥 있어선 안 되겠다는 국민적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개혁에 소극적이었던 일부 정치권도 거부할 수 없게 돼 (검찰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도 "(돈 봉투 만찬은) 어처구니 없다.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중요한 국정 아젠다로 삼고 있는데 이 와중에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4월 21일 검찰 관계자 만찬 자리에서 돈 봉투를 건네 논란을 빚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만인 1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공직에서 물러나겠다. 감찰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안 국장도 “이번 사건에 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사의를 표명하고자 한다”는 문자를 남긴 뒤 사의를 표명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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