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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의 지갑]속옷한벌에 330만원...그래도 산다

중앙일보 2017.05.18 04:38
전통 자수가 새겨진 팬티 6000위안(99만 원), 비단 재질의 잠옷 2만 위안(약 330만 원)
 
중국에서 팔리고 있는 고급 속옷들의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이제는 중국 소비자들이 겉보다는 속에 입는 속옷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장원 중국 우한무역관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속옷을 고르는데 있어서 미관보다 착용감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소비성향이 '체면(몐쯔, 面子)'을 중시하는 것에서 '내면(리쯔, 里子)'을 중시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글로벌 고급 속옷 브랜드가 지속해서 매장 수를 늘려가고 있고 중소 도시에도 진출하고 있다. 속옷 시장 내에서 고급 속옷의 시장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은 매년 개최하는 속옷 런웨이 쇼가 인기를 얻으면서 2011~2016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Baidu)상에 이 브랜드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말 개최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는 처음으로 중국 4대 모델들이 동시에 출연해 화제였다. 2016년 11월 11일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티몰에 입점했으며, 2017년 3월 초 상하이에서 오픈한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청두에 조만간 2호점이 열린다.  
라펠라의 속옷 [출처: YOKA]

라펠라의 속옷 [출처: YOKA]

 
라펠라(Laperla)는 속옷업계의 '롤스로이스(rolls-royce)'로 불린다. 이탈리아의 고급 의류브랜드인 라펠라는 중국에 십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2016년 말 중국 청두(成都)와 충칭(重庆)에서 할인점을 개점했고 베이징에서 개점한 남성 속옷매장의 기본 속옷단가는 2000위안(33만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라펠라의 속옷 [출처: NH마켓]

라펠라의 속옷 [출처: NH마켓]

 
2017년 이 브랜드가 전 세계에 추가 오픈할 15개 매장 중 5곳은 아시아에 생기는데, 5개 모두 중국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영국 고급속옷 매출 70%는 중국에서
 
아장 프로보카퇴르(Agent Provocateur)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아들이 1994년 런던에 론칭한 란제리 브랜드다. 영국 고급 속옷 브랜드인 아장 프로보카퇴르는 중국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6년 베이징 매장 매출이 30% 늘어나는 등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 회사의 중국 내 속옷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70%에 달한다. 그 중 붉은 속옷과 체형 보정용 속옷이 인기다.  
 [출처: 아장프로보카퇴르 홈페이지 캡처]

[출처: 아장프로보카퇴르 홈페이지 캡처]

 
또 다른 속옷브랜드인 트라이엄프는 중국 슈퍼모델인 리우원(刘雯)과 계약하고, 아직 매장이 없는 중국 내 도시에서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중국에 이미 1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슈퍼모델 리우원(刘雯)과 계약한 속옷 브랜드 트라이엄프.[출처: 리우원 웨이보]

중국 슈퍼모델 리우원(刘雯)과 계약한 속옷 브랜드 트라이엄프.[출처: 리우원 웨이보]

 
22조원에 달하는 중국 여성 속옷시장
6억5000만명 넘은 중국여성들, 안의 옷도 깐깐하게



중국 의류시장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속옷시장은 오히려 성장했고, 특히 고급 속옷시장은 더 성장 여지가 있다.
현재 중국 여성인구는 6억5000만 명을 초과했다. 이들이 속옷시장의 주요 수요자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중국 중상정보망(中商情报网)에 따르면, 2015년 중국 여성속옷시장 연 매출액은 1300억 위안(21조2654억 원)이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달했다.  
2011~2015년 중국 여성속옷시장 규모 [출처: 중상정보망, 코트라 재인용]

2011~2015년 중국 여성속옷시장 규모 [출처: 중상정보망, 코트라 재인용]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여성속옷 소비량은 전체 의류 소비의 5%에 불과하며 이는 같은 기준으로 영국과 프랑스 여성속옷 소비 지출액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고 코트라는 분석했다. 그만큼 중국 속옷업계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중국 속옷기업은 3000개이고, 그 중 일정한 규모를 갖춘 기업은 400여 개에 달한다. 최근 각광받는 속옷 기업은 코스모 레이디(Cosmo Lady, 都市丽人)다. 이 업체는 2016년 시장점유율 1위(4.2%)로 올라섰다.  
인기 배우 린즈링을 모델로 내세운 코스모 레이디(Cosmo Lady, 都市丽人) [출처: YXLADY] 

인기 배우 린즈링을 모델로 내세운 코스모 레이디(Cosmo Lady, 都市丽人) [출처: YXLADY]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국은 1위 브랜드의 장악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선진국 속옷 시장을 보면, 빅토리아 시크릿은 미국 속옷시장의 35%, 막스 앤 스펜서는 영국 속옷시장의 20.8%, 일본 와코루는 일본 속옷시장의 17.8%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1위 브랜드는 4.2%에 불과하다.  
코트라는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이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각 브랜드들마다 시장 점유율 확장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중국 여성속옷시장은 상위 10개 시장점유율이 13.5%에 그치고 시장 구조가 아직 안정되지 않아 시장개척 기회가 있다"고 짚었다.  
 
속옷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착용감'


2016년 중국 광둥성 속옷협회와 온라인 속옷기업 미도우왕(蜜豆网)에 따르면, 중국 도시 여성소비자는 매년 평균 4벌의 브래지어를 구매하고 속옷 한 벌의 사용주기는 1000시간에 달했다.   
  
조사결과 94%의 중국 여성이 착용감이 좋은 속옷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즉, 자신을 과시하기보다 자기 만족을 위한 속옷 구매가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속옷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72%의 중국 여성들은 만족스러운 속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88%에 달하는 중국 여성들은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속옷을 구매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중국 여성에게 꼭 맞는 속옷을 제공해줄 수 있는 업체가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중국 여성들은 한국 및 일본의 실용적인 브랜드를 선호한다"면서 "이런 중국 소비자의 기호를 포착해 판로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풀이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중국 내 속옷 온라인쇼핑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쇼핑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4.25%에서 2016년 23%까지 성장했다.  
 
또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과 웨이보를 통한 구매방식을 뜻하는 '웨이상(微商)'속옷 판매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메신저에서 손쉽게 속옷을 사는 것이다. 속옷 웨이상 매출액은 이미 중국 전체 속옷시장 매출액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웨이상의 속옷 브랜드인 린시멍(林夕梦), 진웨이(황금장미라는 뜻, 金薇), 싱푸후리(행복한 여우, 幸福狐狸)의 연 매출액은 10억 위안(1635억 원)에 달했다.  
 
놓쳐서는 안 될 무관세의 기회도 있다. 여성 브래지어(HS code 621210), 기타 여성속옷(HS code 6208)은 한-중 FTA를 통해 모두 10년 내 관세가 없어진다. 이 상품들은 기존 세율이 14~16%에 달했지만, 2015년 12월부터 관세가 줄어들기 시작해 2024년 무관세가 될 예정이다. 코트라는 "한국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국 속옷시장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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