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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 예약주문 100만대 중 55만대 개통돼

중앙일보 2017.05.18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선방이냐 부진이냐. 갤럭시S8의 초반 판매량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출시된 갤럭시S8과 S8 플러스가 12일까지 글로벌 출하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리점에 전달된 출하량(셀인·Sell-in) 기준으로, 실제 개통된 양은 500만대 안팎이다. 이런 판매량은 역대 최대 흥행 폰으로 꼽히는 갤럭시S7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공백이나 사전예약 주문량이 불러온 기대감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량 전작 갤S7 수준에 그쳐
“화제성에 비해 실망스러운 실적”
붉은 액정, 와이파이 문제 불거져
성장 한계 부딪힌 폰시장도 원인

갤럭시S 시리즈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1000만 출하량 달성 기간을 빠르게 단축해왔다. 최근작들의 경우 S6는 25일, S7은 20일 만에 1000만대가 시장에 풀렸다. S8의 1000만 출하량 달성 시점도 전작과 같은 20일이라는 게 이동통신업계의 추정이다.
 
전작과 비슷한 속도로 팔려 나가는데도 큰 박수를 받지 못하는 건 제품 공개 전후로 지나친 기대감이 형성돼서다. 지난해 노트7 단종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 측은 S8 공개를 앞두고 “품질에 완벽을 기했다”“안전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메시지를 거듭 내보냈다. 공개 직후 실시된 사전 예약 주문 반응도 뜨거웠다. 지난달 7~17일 진행된 국내 사전예약 주문에만 100만4000명이 신청을 했다. 삼성전자 측은 “S7의 5배, 노트7의 2배가 넘는 수치”라며 반겼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사전예약 주문량이 실개통으로 이어진 비중은 17일 기준 55%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원래 사전예약은 개통 의무가 없어 실개통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낮다"며 "노트7의 경우 이례적으로 개통률이 70%를 넘어섰지만 S8의 개통률은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8의 글로벌 흥행이 기대에 못미친 이유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힌 스마트폰 시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의 출고 대수가 14억5000만대로 지난해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칠 걸로 전망했다. 그 와중에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프리미엄 제품의 설 자리는 오히려 좁아지는 추세다. 정옥현 서강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세계 시장에서 화웨이나 오포, 비보 같은 중국 업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애플·삼성이 양분하고 있던 프리미엄 시장을 갉아먹는 모양새”라며 “삼성전자로선 S시리즈의 판매량을 확대하는 게 상당히 힘에 부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시 초반에 불거진 품질 논란도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네티즌들을 통해 “액정에 붉은 색이 돈다”“와이파이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고,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문제를 바로잡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노트7 사태로 삼성 스마트폰 품질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 해외 시장에선 이런 잡음이 특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도 상당수의 해외 소비자들은 ‘조금 더 지켜보고 품질에 확신이 갈 때 제품을 사겠다’는 입장이 많다”고 전했다.
 
관건은 갤럭시S8이 얼마나 뒷심을 발휘하느냐다. 여기에 S8이 S7의 흥행 성적(출시년도 판매량 4900만대)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달렸다. 가장 먼저 오를 시험대는 18일 S8이 풀리는 중국이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 순위가 6위(점유율 3.3%)로 떨어지는 등 고전 중이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헤드는 “중국은 스마트폰 시장 규모로 세계 2위여서 삼성전자가 쉽게 외면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눈을 뜬 중국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S시리즈의 매력을 어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경쟁이 심해지는 올 하반기도 S8의 연간 성적표를 좌우할 전망이다.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걸로 전망되는 노트8에 대한 대기 수요가 적지 않은데다, 배터리 문제를 해결해 반값 중고폰으로 나오는 노트7을 기다리는 소비자도 많다. 10주년을 맞아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아이폰8도 대표적인 기대작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노트7의 충격을 떨치고 전작 수준의 흥행을 유지한 것만으로도 선방이라 볼 수 있다”며 “하반기까지 이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판매량 5000만대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 내다본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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