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view &] 50~60대 일자리 더 생산적이어야 한다

중앙일보 2017.05.18 01:00 경제 9면 지면보기
김경록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김경록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청년과 노인 일자리가 심각하지만 장년층에 해당하는 50, 60대 일자리도 문제다. 50세 이상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40%, 취업자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큰 집단이고, 취업자 수로는 약 1000만 명에 이른다.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좋은 것만은 아니다. 50세 이상 취업률은 높지만 50대의 취업률은 낮으며, 고용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장년층, 새로운 일 익힐 능력 충분
산업 변화에 맞는 재교육 초점 둬야
연령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늘리면
생산성 늘고 복지비용도 감소 효과

직장인들은 장년층으로 접어들면서 일자리 변화를 세 번 겪는다. 장기간 근속하던 직장에서 50세 정도에 물러나서 다른 직장을 찾거나 창업한다. 그리고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질이 훨씬 떨어지는 곳에 재취업한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50대 35%에서 60대는 62%로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70세를 조금 넘기면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고 공공근로일 등을 찾는다. 이 기간이 20년에 이를 정도로 길다.
 
장년층의 이러한 일자리 변화과정이 개인과 사회에 생산적이면 좋다. 하지만 현실은 장수·고령사회라는 미래 변화에 적합하지 않다. 인적자본의 가치를 키워가야 하는데도, 60세까지 다닐 직장을 찾아주는 정도다. 장년층의 근로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의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장년층 일자리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인적자본의 가치를 다시 높이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재교육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현실을 보면 55~64세의 직업 관련 평생학습 참여율이 18%로 낮다. 50대는 초대졸 이상이 26%, 고졸 47%, 중졸 이하가 28%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장년층은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일을 익힐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노인 일자리는 사후대책이지만 장년 일자리는 사전대책이다. 장년 일자리 구조를 잘 만들어두면, 노인 일자리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숙련과 재교육은 산업 변화에 맞는 기술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3D 프린팅이나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서 파생되는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다. 요즘 은퇴자 교육에서는 모바일 활용 등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은퇴자가 모바일을 배워서 거기에 그림을 그린다. 교육을 다양화하고 수준을 높여야 하며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 너무 어렵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40대는 초대졸 이상 비중이 51%이고 고졸이 45%나 된다. 곧 50대에 편입되는 지금 40대들은 이런 변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기존의 일자리 틀을 벗어나야 한다. 장년층 일자리는 일의 형태가 젊은 세대와 다르다. 조직을 갖춘 기업에 장년층이 퇴직 후 다시 진입하기 쉽지 않다. 장년층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직업이 1만1000개로, 미국 3만개, 일본 1만6000개에 비해 적다. 소규모의 새로운 직종이 생기면 국가 부가가치도 올라간다.
 
한편 은퇴자들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파트타임을 선호하고 요구하는 임금도 높지 않다. 이런 경우 정규 직장구조에 얽매이지 말고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필요하다. 수출전선에 평생을 몸 담았던 사람이 수출 관련된 기사를 주로 쓰는 파트타임 기자가 되기도 한다. 이를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혹은 벤처기업에 파트너가 되어 경영자문이나 홍보를 맡아 주는 경우도 있다.
 
장년층은 기대수명 증가, 노후 대비 부족으로 취업시장에 계속 뛰어 들고 있다. 50~6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5년 64%에서 2015년에는 71%로 상승했다. 장년은 노후를 판가름하는 시기다. 국가적으로는 장년층 일자리 시장을 잘 만들면 생산성 증가와 함께 복지비용 감소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축구는 중간허리가 튼튼해야 하듯이 미드필드인 장년층의 일자리 시장도 좋은 구조를 갖게 해야 한다. 은퇴(retire)를 타이어를 새로 갈아 끼우는(re-tire) 것이라고 한다. 이를 가능케 해주는 곳이 장년 일자리 시장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