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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티 테크] ‘대박’ 기대한 뱅크론 펀드, 뚜껑 여니 수익률 2.67%

중앙일보 2017.05.18 01:00 경제 7면 지면보기
써티테크 시리즈 연재를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났다(본지 2016년 10월 14일 E2면 ‘써티(Thirty)테크 청춘의 지갑을 채우자’). 그간 중앙일보 2030 기자들은 뱅크론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 P2P(개인 대 개인) 대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했다. 성과는 어땠을까. 연재를 이어가며 중간 평가를 통해 수익률을 점검한다.
 

뱅크론 펀드 7개월 점검
Fed 금리인상에 작년 반짝 급등
가격상승분 꺼지자 채권 이자만
손해 볼 가능성 적어 환매는 유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올렸다. 기자의 생애 첫 펀드 투자에 녹색등이 켜지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10월 첫 번째 써티테크 투자 아이템으로 미국 뱅크론 펀드를 골랐다. 뱅크론 펀드는 등급이 비교적 낮은 미국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발행한 대출채권에 투자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레 수익을 내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최적화된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안정추구형 투자성향을 가진 맞벌이 워킹맘의 첫 펀드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실제 지난해 연말 이후 뱅크론 펀드는 국내 투자시장의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수익률이 수직 상승하면서다. 한 번 뜨거워진 인기는 해가 바뀐 뒤에도 식지 않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집계한 16일 기준 전체 뱅크론 펀드 설정액은 1조8646억원이다. 이 중 1조원 넘는 자금이 올해 들어 유입됐다. 지난해 10월 기자가 매입할 당시 전체 설정액(4488억원)과 비교하면 4배 넘게 커진 규모다. 기자 입장에서는 ‘반보 앞선’ 투자에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100만원어치를 샀던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일 현재 9.65%를 기록 중이다.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투자를 실행했던 펀드 직구 인터넷 쇼핑몰 ‘펀드슈퍼마켓(www.fundsupermarket.co.kr )’에 접속했다. 계좌 조회 페이지에 들어가 수익률을 확인하니 소수점을 포함한 선명한 숫자 세 개가 눈에 들어온다. ‘2.67%.’ 세전 총 평가금액이 102만6791원으로 7개월 간 100만원을 굴려 2만6791원을 벌었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이상했다. 분명 연 10%가까운 수익이 났다는데 7달 간 묻어뒀다면 최소한 그 절반인 5%가량은 올랐어야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운용사(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 이유를 묻자 상세한 답변이 돌아왔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가격 상승분은 지난해 말까지 이미 선반영됐고, 올들어선 가격이 중립을 유지 중이라 단순 채권 이자 수익만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이 기본이다. 여기에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 또는 손실이 더해져 투자자가 얻는 최종 수익이 결정된다. 마경환 프랜클린템플턴투신운용 리테일본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채권형 펀드의 이자수익은 6% 전후를 기록했고 미 뱅크론 펀드 가격은 7%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일과 12월 31일을 비교해 나온 수치다.
 
문제는 기자가 샀을 때(지난해 10월) 이미 뱅크론 펀드의 기초자산 가격이 꽤 오른 상태였다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두 달여간 반짝 더 올랐지만 올들어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 등락을 반복 중이다. 마 본부장은 “기자의 총 수익률(2.67%)을 분해해보면 가격은 중립이고 7개월 치 (채권) 이자 수익이 들어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쯤 펀드를 서둘러 환매했다면 가격 상승분을 누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시간만큼 쌓인 이자 수익을 받을 수 없었을 터라 환매 시기를 놓쳤다는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뱅크론 펀드의 추후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미국 경기가 오름세를 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낙관론에 힘이 실리지만 ‘부자들은 이제 뱅크론 펀드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자는 일단 환매를 미루고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했다. 폭발적 가격 상승에 기대를 걸지 않더라도 이자 수익을 포함해 손실이 날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6월 미국 Fed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투자에 긍정적 요소다.
심새롬경제부 기자

심새롬경제부 기자

 
지금 뱅크론 펀드에 새로 투자할 생각이 있다면 조만간 나올 신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다. 3년 만기 확정형(프랭클린템플턴)이나 유럽 뱅크론펀드(토러스투자증권) 등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심새롬 경제부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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