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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00만개 팔리는 편의점 '효자상품'은 '이것’

중앙일보 2017.05.15 17:51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성 모(34) 씨는 최근 거의 매일 편의점을 찾는다. 퇴근 후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 조리 식품부터 생수 같은 생필품을 모두 편의점에서 산다. 이전에는 한 달에 1~2회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장을 봤지만,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고 신선식품은 실제로 먹는 양보다 상해서 버리는 양이 더 많았다. 집에서 가깝고 24시간 운영해 이용시간 제약이 없는 것도 편의점을 자주 찾는 이유다. 성씨는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1+1’ 행사도 자주 하고 자체상품(PB)이 많아져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생각보다 좋다”며 “이전에는 음료수 정도 샀는데 요즘은 웬만한 장은 다 편의점에서 보고 가끔 점심도 먹는다”고 말했다.  
요즘 성씨 같은 수요가 늘어서일까. 편의점에서 한 해 평균 1000만개 이상 팔리는 ‘대박 상품’이 많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각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5000가지로, 점포별로 2000~2500개 상품을 판매한다. 이 중 1000만개 이상 팔리는 상품은 과거엔 한 업체당 10개도 되지 않았다. 

커피?삼각김밥?컵라면 단연 '으뜸'
밥값·음료값 아끼려는 직장인 편의점으로 몰려
편의점 커피 2700만잔 팔리기도

본지가 편의점 3사(GS25‧CU‧세븐일레븐)의 지난해 판매 실적을 각각 살펴보니 한해 1000만개 이상 팔린 ‘대박 상품’이 2년 새 32개에서 61개로 늘었다. 상품별로는 커피‧삼각김밥‧컵라면이 인기를 끌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편의점 PB상품의 약진이다. 2~3년 전만 해도 편의점 대박 상품은 소주나 박카스, 바나나 우유 같은 일반상품(NB)뿐이었지만 지난해엔 판매량이 1000만개가 넘는 PB상품이 크게 늘었다. PB상품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CU의 PB상품 매출 신장률은 2013년 7.6%에 불과했지만 2015년 28.9%, 2016년 35.3%로 껑충 뛰었다.  
CU가 내놓은 1000원대 즉석 원두커피인 ‘카페겟’은 지난해 2000만잔 팔렸다. 콘소메맛 팝콘(3500만개), 빅 요구르트(2000만개), 빅 초코 우유(1800만개), 오다리 라면 치즈맛(1800만개)를 찾는 수요도 많았다. GS25의 자체 커피 브랜드인 ‘카페25’도 2700만잔 팔렸다. GS25가 만든 삼각김밥 참치마요, 야쿠르트 그랜드, 오모리 김치찌개 라면 사발면의 판매수량도 각각 1000만개가 넘는다.  
세븐일레븐의 원두커피 ‘세븐카페’는 지난해 2700만잔이 팔렸다. 4200여 개 점포에서 하루 평균 30잔 이상 팔린 셈이다. 요구르트맛 젤리도 출시 8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넘겼다.  
1000만 대박 상품이 늘어난 데에는 불황이 장기화하며 밥값‧음료수 값을 아끼려는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린 영향도 있다. 잡코리아가 이달 초 직장인 8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은 6100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4.2% 줄었다. "편의점에서 점심을 사다 먹는다"는 직장인은 지난해 대비 3.7% 증가한 9.8%였다. "점심을 혼자 먹는다"는 응답은 12%다. 이른바 ‘편의점족’, ‘혼밥족’이 늘어난 것이다. 평균 점심값은 편의점이 가장 쌌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땐 평균 7050원을 썼고 구내식당(이하 평균 5510원), 도시락(4870원), 편의점(4840원) 순으로 점심값이 싸졌다. 이강철 GS25 마케팅팀장은 “1인 가구, 혼밥족이 늘면서 가성비가 좋은 편의점 식사나 커피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1000원대 즉석원두커피 출시도 직장인 수요를 흡수하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PB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 상품보다 이윤이 크고 제품 판매 자체가 홍보가 되기 때문이다. 오재용 세븐일레븐 상품부문장은 “전체 상품의 20~25%가 PB상품일 만큼 이미 편의점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고 PB시장은 더 발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주나 박카스‧바나나 우유 같은 '편의점 스테디셀러'는 여전히 잘 팔렸다. 모든 편의점에서 참이슬‧바나나맛 우유‧박카스F‧레쓰비 마일드‧제주 삼다수가 지난해 1000만개 이상 팔렸다. GS25에선 카스‧비타500도 1000만개 넘게 팔렸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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