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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정숙 여사, 10일 취임식 끝나고 달려가 펑펑 운 곳은...

중앙일보 2017.05.15 15:39
 제19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찾은 곳이 있다.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모교 숙명여자고등학교였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모교 숙명여고에서 은사인 이정자 이사장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모교 숙명여고에서 은사인 이정자 이사장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 여사는 1967년 숙명여중, 1970년 숙명여고(62기)에 입학해 6년간 ‘숙명인’으로 수학했다.
김대중 정부 때 총리에 지명됐던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와 김 여사의 중·고교 친구이자 친문계 손혜원 민주당 의원도 숙명인이다.
 
김 여사는 62기 기대표를 맡고 있었지만 그동안 선거 운동 때문에 제대로 동문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날은 마침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동문 기대표 회의 날이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스승의 날도 다가오는데 제가 오늘은 꼭 가보고 싶다”며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학교가 있는 서울 도곡동으로 향했다. 영부인으로서의 ‘첫 비공식 일정’이었다. 취임식 때 입은 순백의 원피스와 자수가 들어간 재킷 차림 그대로 모교로 나섰다.  
  
예정에 없던 김 여사의 방문 소식을 들은 기대표 회의는 순식간에 축하행사로 바뀌었다. 숙명여고 내 동문회관에 김 여사가 들어서는 순간 동문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 여사는 “축하해요”를 연발하는 동기와 선·후배들에 둘러싸여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동문들은 “그 옛날에 왕비가 세운 우리 학교에서 111년 만에 첫 영부인이 나왔다”며 기뻐했다.
 
 숙명여고는 1906년 5월 22일 고종의 계비 순헌황귀비가 세운 여성 사학이다. 여성의 신교육을 목표로 한성 박동(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었던 용동궁(龍洞宮)을 내려 학교를 짓고 경비를 지원했다.당시엔 명신여학교(明新女學校)란 이름이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모교 숙명여고를 찾아 은사와 동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10일 모교 숙명여고를 찾아 은사와 동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숙명학교가 속한 명신여학원 이정자 이사장은 가정 선생님으로 학창시절 김 여사를 가르쳤다. 이 이사장은 영부인이 돼 돌아온 제자의 손을 잡고 “잘 오셨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뒤 "내가 학교를 이렇게 오랫동안 지키고 있었던 것이 오늘을 보려고 그랬던 것 같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참석한 동문들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우리 선생님이 눈물 흘리신 걸 오늘 처음 봤다”고 했다.
 김 여사는 “제가 여성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이 곳에서 6년 동안 선생님들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허리굽혀 인사했다.
 
김정숙 여사의 은사인 이정자 이사장이 직접 가슴에 이름과 기수가 달린 명찰을 달아주고 있다.

김정숙 여사의 은사인 이정자 이사장이 직접 가슴에 이름과 기수가 달린 명찰을 달아주고 있다.

 
 김 여사의 2년 손위 언니 김명숙씨(작고)도 숙명여고 출신이었다. 학창시절 연극·음악 등 다재다능한 장기로 학교를 주름잡던 ‘스타’여서 전교에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언니의 동기생들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먼저 세상을 뜬 명숙 씨를 회고하며 김 여사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순간, 김 여사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숙명여고 출신 정치인은 드문 편이다. 김대중 정부 때 총리에 지명됐던 장상 전 총리 서리와 중·고교 친구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숙명인이다. 소설가 박완서(39회)씨와 탤런트 신애라(76회)씨도 숙명 출신이다. 
 
 대선 기간 중 김 여사는 숙명여고 동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의 취약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강남 등지에서 동문들이 기수별로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물밑 지원을 벌였다고 한다. 한 측근은 “김 여사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 마자 곧장 모교로 달려왔을 정도로 동문들의 지원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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