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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도입하라"…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진 '옥중 기자회견'

중앙일보 2017.05.15 15:35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옥중 기자회견'. 홍상지 기자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옥중 기자회견'. 홍상지 기자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가로 8m·세로 4m·높이 2m 짜리의 모형 감옥이 세워졌다. 감옥 안에는 파란색 수의를 입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이들을 가로막은 철창 앞에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범죄가 아니다(CONSCIENTIOUS OBJECTION IS NOT CRIME)'이란 피켓이 붙어 있었다. 
 
모형 감옥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설치한 것이다. 앰네스티는 이날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옥중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앰네스티에 따르면 한국에는 지난 60년 간 약 1만9000명을 웃도는 수의 병역거부자가 수감됐고 현재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최소 397명이 수감돼 있다.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있어왔지만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무산돼 왔다.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옥중 기자회견'. 홍상지 기자

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옥중 기자회견'. 홍상지 기자

엠네스티 측은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앰네스티가 제시한 8대 인권 의제에 대한 답변서에서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최상위의 가치를 가지는 기본권이므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대통령이 대체복무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만큼 현 제도를 조속히 정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그동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됐다 출소한 병역거부자 20여명 가량이 참가했다. 지난 2005년 출소한 병역거부자 나동혁씨는 "그동안 정부는 유엔과 인권위 권고에도 대체복무제 도입에 늘 묵묵부답이었다. 문 대통령이 '상식이 상식이 되는 나라' '정의가 눈으로 보이는 나라'를 내세운만큼 이번 정부에서는 꼭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4월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2심이 진행 중인 병역거부자 홍정훈씨도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병역거부자 권리 문제에 대해 눈 감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거부자 문제는 유엔에서도 '절대 있으 수 없는 일'이라며 수차례 지적해 왔던 문제다. 이번 정부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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