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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기술 진보로 북한은 과거와 달리 훨씬 자신감 갖고 있다"

중앙일보 2017.05.15 14:18
 북한이 15일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미사일은 1t 중량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이를 줄이면 알래스카까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엄중한 경고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에도 불구, 북한은 여전히 ‘마이 웨이(My way)’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디렉터 인터뷰
"한국 햇볕정책이 중국으로 넘어가 발전"
"북한은 제재에도 불구, 생존 루트 키워"
"김정은 미쳤고 위험하고 비이성적이지만
5년간 정권 안정화 능력 인정할만"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의 존 박 디렉터는 “2003년 경제제재를 받을 당시의 북한이 아니다”면서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 면에서 진일보한 상태이므로 압박의 조합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박 디렉터는 미국 금융권 출신의 대북제재 전문가로, 지난해 발간된 『북한 멈추기』(Stopping North Korea, Inc.: Sanctions Effectiveness and Unintended Consequences)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그를 지난 9일 보스턴 사무실에서 만났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디렉터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디렉터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느 때보다 스마트한 외교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회를 얻기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 현재 최고의 도전은 친구ㆍ동맹과 가깝게 협력하는 것이고, 빨리 속도를 내야한다. 지난 7개월간 한국은 내부적인 위기에 대처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국가들의 리더들과 연결하는 것이다. 이제 새 대통령이 선출됐으니 미국ㆍ일본 특히 중국과의 가깝운 연결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과정에서 한국의 이익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햇볕정책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미국 등 여러 목소리도 있었다. 그 사이에 북한은 핵 무기 개발을 발전시켜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햇볕정책이 지난 10년 정도 잠자고 있었다고 표현하는데 햇볕 정책은 아직 살아있고, 진행 중이다. 문제는 햇볕정책이 중국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보수 정권이 두번 연속 이어지면서 햇볕정책을 중국이 이어받았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자신만의 대북 관련 전략을 짜내야 할것이다. 또는 중국 버전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문 대통령이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나.
“어느 정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염두에 둬야할 포인트는 현실을 잘 파악해야한다는 점이다. 2000년대에 한국이 햇볕정책을 펼쳤을때, 북한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은 남한 쪽에서 가는 직접적인 이익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경쟁에 들어갔다. 중국과 북한의 무역을 보면 한국의 햇볕정책이 최상에 달했을 때 이상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기 북한과 아주 강건한 관계에 있었는데, 당시 한국과 거래하는 북한의 무역회사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을 보면 북한의 무역회사들이 중국에서 아주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중국 집권층에서 경제적 발전을 위해 북한을 반긴 것이다. 북한 정권의 경제를 탄탄하게 받쳐줬다. 그런 점에서 한국 신정부는 나름대로 현실을 인식하고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
 
현재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최근 북한의 빠른 개발 속도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는 매우 염려하고 있다. 지난 2월 북한이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 테스트를 했는데 몇 가지의 특징들이 있었다. 하나는 이것이 탱크 트럭에 있었다. 이 의미는 북한의 제한된 도로에서 벗어나 더 멀리 갈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갑작스런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이것이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 의미는 북한은 아주 짧은 경고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고 없이도 가능하다.

전통적으로 북한은 액체연료를 사용했는데 몇 시간, 몇일 동안 연료를 채우는 준비가 필요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준비를 하는지 탐사하는 위성등을 통해 감지되면서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2월의 발사는 아주 갑작스런 것이었다. 여러 나라들이 깜짝 놀랐다. 세 번째는 소련 시대의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테스트였다. 갑작스런 발사는 지상 발사에도 충분히 응용됐다. 이러한 것들은 많은 관찰자를 놀라게 한 북한의 새로운 개발들이었다. 왜냐면 이것은 핵개발면에서나 미사일 개발면에서 아주 빠른 진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을 이용한 선제공격 카드를 얘기하다가 지금은 대화채널을 열어놨다.
“카드를 바꿔 꺼냈다기보다 꽤 일관됐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초기에도 말한 것 처럼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는 셈이다. 초기에 군을 투입한 선제 공격에 대한 옵션 얘기가 나왔고 이제는 협상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것이 모든 옵션의 일부분으로 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환경하에서 북한과 협상한다(negotiate with North Korea under the right circumstances)’라는 부분을 명시했다. 적절한 환경은 결국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과 협상에 대한 제안은 하지만 적절한 환경이라는 엄격한 조건이 달려있는 것이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고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오히려 더 강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차례 더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진행할 경우 중국을 더욱 압박해 오일 공급을 끊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같은 압박은 다른 결과를 내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송유관 차단과 같은 압박에 대해 엄청난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추가 실험을 할 수도 있다. 2003년 당시 중국은 대북 송유관을 사흘간 막았다. 그것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내려고 한 노력 중 하나였다. 북한은 현재 그들의 능력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자신감을 갖춘 상태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나.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아주 복잡하다. 통계에 의하면 북한의 해외 무역 가운데 중국이 압도적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중국은 북한의 엘리트들한테 이미 금융 인프라를 개방해 그들이 사업을 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것은 눈에 띄게 번영하는 평양의 모습이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중국이 과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 그런 무역을 다 중단을 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면 난 중국의 계산기에 달려있다고 본다. 아마도 많은 나라들이 기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지 의문이다.

중국의 내부적인 역학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랴오닝, 지린, 헤이룽장과 같은 동북 3성은 북한의 무역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철강산업만 보더라도 엄청난 수요가 있었고, 특히 석탄이나 미네랄은 국경에서 무역이 이뤄졌다. 북한 또한 이득이고, 동북 3성의 제조업체들도 이득을 보는 구조다.

중국 지도층의 시각에서 바라보자. 중국의 빈부격차가 굉장히 큰 문제인데, 중국이 어떻게 사회안전도를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 동북 3성의 개발은 그들에게 최우선 과제다. 북한과의 무역을 블로킹하는 것은 북한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동북3성에게도 매우 큰 손해를 끼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의 압박을 무시할 수는 없을 테고, 중국이 근본적인 내부 계산서를 바꿀 것이다.”  
 
핵 문제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도 멀어진 것 같다.
“중국 정부의 근심이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하다. 북한이 하는 행동이나 한국과 일본, 미국의 모든 반응이 근심이다. 그러나 나는 통계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올해 첫 1분기를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에서 상당한 규모의 증가를 엿볼 수 있다.

그것은 중국 지도부에서 햇볕정책을 장기간으로 끌고, 확장해 나가면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려는 전략이 고착화했다고 판단된다. 북한 정권을 안정화하고, 결과적으로 중국의 경제모델을 채택하라고 유도할 수 있다. 아주 오랜 기간 함께 해오면서 쌓여온 결과물이다.”
 
북한에 대해 어떤 경제제재가 효과적이라고 보나.
“제재에 대한 결과는 아주 흥미롭다. 퍼즐이다. 지난 5년간 북한은 핵개발, 미사일 개발면에서 급속도로 성장해 왔다. 그리고 동시에  북한은 집중적인 제재의 대상이었다. 불편한 사실이다. 북한이 계속적으로 개발의 수준을 올려가는 시기에 북한이 핵개발등에 사용해야하는 부품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 그 자체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왜냐하면 결론적으로 북한은 그들의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계속 향상시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재 자체가 효과가 없다는 것은 분명 아니다. 몇 가지 제재는 북한 정권의 진행방향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북한이 계속 위기를 극복하고 복구해왔다는 점이다. 결국 제재들을 하나의 항생제로 생각하면 된다. 계속 처방을 하면서 제재를 항생제처럼 주면 북한내 무역회사들은 항생제에도 듣지않는 수퍼버그로 만들어진다.

다른 방향을 찾는 방식을 보면 그들이 물자조달을 위해 일반적인 비즈니스와 거래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다른 외국기업처럼 중국에서 사업한다. 중국에 살면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한다. 중국의 사기업에 많은 수수료를 주면서 교류한다. 북한 외교관이 그런 사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사업은 중국의 사기업을 키웠다. 2000년대 후반에는 이런 식으로 석탄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북한 정권은 이런 자금을 이용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서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디렉터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코리아워킹그룹 디렉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두고 ‘영리한 놈’이라고 했는데.
“미국에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은 그를 미쳤다고 생각한다. 비이성적이라고 하고 그러면서 아주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5년을 돌아보면 그가 정권을 안정화해온 것을 알 수 있고, 자신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힘을 구축했다. 이것은 쉬운 솜씨가 아니다. 또 경제를 안정화하는데 한 몫했다. 평양 거리의 번영을 보면 특히 그렇다.

북한 내 엘리트층인 1%의 씀씀이를 봐도 분명 발전하고 있다. 그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난 5년간의 성적표를 봤을 때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스톤=심재우 뉴욕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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