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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엄중 책임 물어야” 김경숙 이대 학장에 징역 5년 구형

중앙일보 2017.05.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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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점취득 과정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학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15일 열린 김 전 학장의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이날이 ‘스승의 날’임을 언급한 뒤 이같이 구형했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박충근 특검보는 “오늘은 고맙고도 숭고한 스승의 날이다. 스승으로서는 하늘같이 우러러보면서 감사의 마음을 드려야 할 피고인이지만, 현재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교육시스템의 붕괴를 바로세우기 위해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구형에 앞서 “김 전 학장과 최경희 전 총장 등은 김연아 같은 훌륭한 선수들을 학생으로 맞이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 영웅 김연아에 정유라가 비견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정씨는 “국내 인기종목도 아닌 승마에서, 그것도 말만 좋으면 잘 된다고 알려진 마장마술에서 단체전으로 아시안게임 3위 외에는 실적도 없는 '승마공주'로만 알려진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특검보는 남궁곤 전 입학처장이 최 전 총장에게 정씨에 대해 보고한 문건 중 ‘사외 유력 인사’라는 문구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비선 실세 부모를 등에 업고 귀족스포츠로 한껏 치장한 철부지학생이 피고인과 같이 개인적 영달을 위해 그릇된 길로 나아간 지식인의 도움을 받아 명문대학에 부정입학해 학사를 농단한 사건이다”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의 변호인 강항순 변호사는 최후변론을 통해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을 만한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김 전 학장이 남궁 전 처장에게 ‘승마종목에 지원한 체육특기생이 많이 있느냐"고 물어보기 하루 전날 남궁 전 처장이 이미 총장에게 정씨의 지원 사실을 보고했다”면서 "김 전 학장이 정씨를 입학시키기 위해 남궁 전 처장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사 관리에 대해서는 더더욱 개입한 부분이 없다”면서 후배 교수들에게 정씨에게 특헤를 주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의 최후변론이 끝나자 “이제 재판을 마치게 되는데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라”는 재판장의 말에 김 전 학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해 온 진술문을 읽었다. 김 전 학장은 “이화여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체육학과가 1945년에 설립됐다. 저는 이 체육학과 졸업생이고 독일에서 최초로 체육학박사 획득하고 와 큰 자부심 갖고 학교에서 근무했다”며 운을 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너무나도 사랑한 체육과학과가 학사비리의 중심이 돼 참담한 심정이다. 졸업생과 재학생,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께 실망감과 허탈감을 주게 돼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배 교수들과 법정에 서서 서로 시시비비 가려야 하는 저의 심정은 착잡하고 뭘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웠다. 매일 구치소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많았다”면서 "저는 거물급도 되지 못하고 입시와 학사비리의 ‘몸통’이 되지도 못한다. 단지 한 것이 있다면 김종 차관을 만난 것인데 본인이 한 얘기를 들었고 전화를 걸어와 받았을 뿐이다. 하늘에 맹세코 제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공모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에게 주어진 죄명은 업무방해다. 이 낯선 죄명을 구치소에서 매일 되뇌이면서 제가 언제 누구의 어떤 업무를 방해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저는 정말 많이 억울하다. 재판을 통해 제 의지나 행위와 관계없이 만들어진 의혹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법정에서의 마지막 말을 마쳤다.
 

김 전 학장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3일에 이뤄진다. 특검팀은 앞서 류철균 교수와 이인성 교수에게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구형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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