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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육은 몇 칼로리일까... 식인 풍습 이색 과학 연구

중앙일보 2017.05.15 10:48
※경고! 이 기사는 식욕을 떨어뜨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의 괴짜 고고학자 인육 칼로리 측정
"인체 1구 성인 남성 25명 반나절치 식량
영양학적으로 인육 먹을 가치 없어"

사람 한 명을 다 먹을 경우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 식인 관습에 대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12만5000칼로리 이상이다. 영국 브라이튼 대학의 고고학자 제임스 콜 부교수는 250만~1만년 전 구석기 시대 '식인의 영양학'에 천착해왔다. 콜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나는 늘 동료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구석기 시대 식인 행위에서 열량의 중요성 평가'는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그가 단독 저자다. 
 
구석기인의 식인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대개는 종교적 의례의 제물 사용되었을 가능성과 함께 영양을 섭취할 목적도 제기되곤 한다. 연구자들은 종교적 목적으로 행해졌으리라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를 대략 '영양학적 식인'으로 분류해왔다고 콜 박사는 말한다. 
 
그는 구석기인들이 정말로 순수하게 '먹고 살기 위해' 사람을 먹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동물 고기에 비해 인육이 얼마만큼의 영양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 계산했다. 그에 앞서 50㎏의 남성에서 30㎏에 달하는 살코기가 나와 단백질 4.5㎏과 1800칼로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선행 연구가 있긴 했지만 추정치를 테스트하거나 평가할 수 있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콜 박사는 지적했다.
 
인육의 열량을 계산하기 위해 그는 성인 남성의 시체 4구의 화학적 구성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허벅지는 1만3350칼로리, 상박은 7450 칼로리, 하박은 약 1660 칼로리다. 심장 650칼로리, 간은 2570칼로리, 폐는 1600칼로리, 신장은 한쌍에 380칼로리, 대장·소장은 1260칼로리, 비장은 130칼로리다. 피부는 총 1만280칼로리, 뼈는 2만5330칼로리, 뇌와 척수 등 신경은 2700칼로리에 달한다. 고고학 및 민족지 연구에서 밝혀진 식인 풍습에서 살코기 외에도 폐·간·뇌·심장·골수·생식기·피부 등까지 먹었다는 데 근거해 인체 모든 장기의 칼로리까지 분석한 것이다.
 
인체 부위평균 무게(㎏)열량(지방+단백질, Kcal) 
골격근 [총합][24.90][32375.50]
*상체와 머리4.175418.67
*상박(한쌍)5.737451.16
*하박(한쌍)1.281664.48
*허벅지(한쌍)10.2713354.88
*종아리(한쌍)3.454486.30
*뇌, 척수, 신경1.692706.00
*폐(한쌍)2.061596.50
*심장0.44650.75
*신장(한쌍)0.35376.00
*간1.882569.50
*지방조직8.7249938.50
*피부4.9110278.00
*뼈10.3125331.50
치아0.0436.00
신경조직1.532001.00
소화관1.231263.25
비장0.15128.33
췌장0.09160.50
기타 조직(액체)1.03469.50
고체6.6613890.50
총계65.99143771.33
총계*55.26125822.25
※자료='구석기 시대 식인 행위에서 열량의 중요성 평가'(2017)
 
화가 Theodorus de Bry(1528-1598)의 작품 'America tertia pars'(1592). [위키미디어]

화가 Theodorus de Bry(1528-1598)의 작품 'America tertia pars'(1592). [위키미디어]

결국 인체 1구의 총 열량은 12만5000~14만4000칼로리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콜 박사는 열량만 생각해서는 인육은 먹을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석기인들이 무리지어 살았다고 본다면, 한 사람의 인육은 기껏해야 25명의 현대 남성이 반나절 버틸만한 열량을 제공할 뿐이라서다. 반면 360만 칼로리에 달하는 매머드를 한 마리 잡으면 같은 인원이 두 달간 버틸 수 있다. 심지어 들소 한 마리는 열흘 분량의 칼로리를 제공한다. 따라서 영양학적 이유의 식인이라 알려진 경우도 사회적·문화적 이유로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콜 박사의 결론이다. 
 
하지만 콜 박사는 자신의 연구에 한계도 있음을 인정했다. 우선 샘플 사이즈가 성인 남성 4명으로 아주 작다. 또 여성과 어린이 '인육'의 칼로리 추정치를 내놓긴 했지만 성인 남성과 같은 실제 측정 근거는 내놓지 못했다. 구석기 시대 카니발리즘의 흔적에 따르면 성인 뿐 아니라 유아·어린이·청소년의 희생도 많았다.
 
NYT에 따르면, 이 연구에 대해 영양학자 수잔 로버트는 "이미 근육과 지방, 몸의 탄수화물 등의 에너지 함량이 잘 정립돼 있는데 사체를 사용해 측정한 건 끔찍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넬 대학의 영양학자 데이비트 레비스키는 콜 박사의 연구가 소고기나 다른 동물 고기의 열량을 측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밀하게 계산됐다고 평가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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