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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수사팀장, 조사대상인 검찰국장 수사 뒤 술자리 논란

중앙일보 2017.05.15 10:42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책임자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실상 조사 대상자인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수사결과 발표 직후 술자리를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격려금 명목으로 돈봉투가 오간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최순실 수사결과 발표 뒤 술자리…금일봉도 주고받아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기소한지 나흘 만인 지난 달 21일 저녁 서울중앙지검 노승권 1차장 등 국정농단 수사팀 간부 6,7명과 서울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안태근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간부들도 함께 있었다.
 
당시 이 지검장이 본부장을 맡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불구속 기소해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특히 안 국장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회가 넘게 통화한 기록을 특검팀에서 넘겨받고도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끝내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 등에 따르면 만찬 자리에선 위로ㆍ격려의 말과 함께 술잔이 꽤 돌았다고 한다. 그러자 안 국장이 먼저 수사팀 간부들에게 금일봉을 줬고 이 지검장도 검찰국 간부 개개인에게 금일봉을 건넸다고 한다.  
 
당시 봉투에 들어있던 돈의 액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자리의 성격으로 볼 때 대략 50만~100만원씩 넣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법조계에선 이날 만찬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간부 출신인 한 변호사는 “큰 수사가 끝났다고 해서 법무부(검찰국)와 검찰이 서로 돈을 주고 받는다는 건 못 들어본 일이다. 또 검찰과 법무부가 어떤 대목에서 ‘고생했다’며 돈봉투를 주고 받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부의 감독을 받는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인 이 지검장이 법무부 간부들에게 돈봉투를 건넸다면 이는 김영란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한 판사는 “법무부(검찰국) 간부와 검찰 중앙지검장이 갑을 관계인지가 중요하다”며 “검찰 주장대로 예산으로 있던 돈을 공적 관행으로 건넸다고 하면 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돈봉투의 성격과 주고받은 인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검찰 특수본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과 회동을 해온 것의 일환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했다”며 “하지만 식사 당시 검찰국장은 내사 또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부 과장의 상급자로서 이 모임에 부적절한 의도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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