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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 도발 하자마자 경고장

중앙일보 2017.05.15 02:56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참석자는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다. 앞줄 왼쪽부터 이병호 국정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문 대통령, 윤병세 외교부·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 참석자는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인사들이다. 앞줄 왼쪽부터 이병호 국정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문 대통령, 윤병세 외교부·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 청와대]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인 14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단호히’ ‘강력히’ 대응·규탄한다는 강한 어조의 표현도 썼다. 군과 외교 당국에 실질적 대응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도발 억제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인 KAMD 추진 상황을 점검해 속도를 높이라”며 “외교당국은 미국 등 우방국,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
 

출범 나흘 만에 탄도미사일 쏘자 NSC 직접 주재
“단호히 대응하라, KAMD 추진 속도 높여라” 지시
정부 대응 분 단위로 공개, 안보불안 해소 나서

이날 북한은 오전 5시27분쯤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사거리는 700여㎞이며, 미사일 최대 고도는 2000㎞를 넘었다. 군 관계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며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순간속도도 마하(음속) 15에 달했다. 정상 발사 땐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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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이런 상황을 파악한 건 5시49분이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NSC 소집을 지시한 뒤 문 대통령에게 오전 6시8분 첫 보고를 했다. 미사일 도발 41분 뒤 첫 상황 보고를 받고,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추가로 상세한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NSC에 직접 나가 회의를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라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전제하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 왔다. 그는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조건으로 북한에 충분히 경제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3월 28일 토론회)거나 “제재와 압박,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3월 21일 토론회)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반응은 달랐다. 특히 북한 미사일 도발의 ‘시기’를 언급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대화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북핵 문제를 제1과제로 생각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미사일 도발 직후 대응 절차를 ‘분 단위’로 공개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안보 분야에서도 가능한 모든 대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라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이 강하게 규탄했다. 미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번 도발을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미사일의) 새로운 발사를 포함해 긴장 고조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양국 대변인이 밝혔다.
 
강태화·허진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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