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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IT 회사’ 골드만삭스의 스타트업 투자

중앙일보 2017.05.15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한주스파크랩 공동대표

이한주스파크랩 공동대표

자산 규모 555조의 국민연금은 일본의 GPIF, 노르웨이 GPIF-글로벌, 네덜란드 ABP와 함께 세계 4대 연기금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사모펀드와 기업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국민연금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문을 든다. 국민연금은 과거에 묶인 자본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대부분 투자는 채권과 PEF에 치중하고 있고 대체 투자 비율은 11.2%로 그중에서 벤처 투자는 아직도 2%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예로 들었지만, 국내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을 하는 입장에서 너무도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자본들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은 한국의 기관투자자와 너무도 다르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기금인 캘퍼스는 테슬라를 비롯해 해마다 5억 달러를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등 혁신 기업들을 키우는 단비가 되고 있다.
 
148년 역사의 전통적인 자본인 골드만삭스는 이제 벤처 기술 투자 기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서 우버, 드롭박스처럼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이 15개가 넘는다. 골드만삭스를 혁신 자본의 대표 주자로 변신시킨 로이드 블랭크 페인 회장은 “골드만삭스는 이제 IT 회사”라고 선언하고서 전체 직원 3만 명 중 3분의 1을 IT 인력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골드만삭스 외에도 JP모건이나 모건스탠리 등의 글로벌 민간자본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와 중동의 국부펀드들도 모두 혁신 경제인 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은 모두 오늘의 경제가 아닌 미래의 경제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처해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일자리등이 아주 중요한 화두가 됐다. 하지만 정작 4차산업 혁명의 물길을 터줄 가장 핵심요소인 자본의 배분과 투자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된 적이 없다. 모바일 탄생 이후 지난 10년 동안 거대한 모바일 질서와 경제와 문화, 모든 생활 방식이 바뀐 것처럼, 이제 4차 산업혁명은 다시 새로운 질서를 만들 것이고 여기에서 바로 부가 창출될 것이다.
 
그런데도 이 거대한 미래의 질서에 투자하지 않고 오늘의 경제에만 투자한다면 우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영원히 퍼스트 무버가 아닌 팔로워 밖에 될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 과거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에 투자할 것인가? 이제라도 우리의 자본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과거 경제가 아닌 미래의 질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미디어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본 투자를 대한민국의 아젠다로 삼아야만 한다. 여기에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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