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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화·정’ 함께 뛴 2011 vs 삼성전자 독주 2017

중앙일보 2017.05.15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달 코스피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똑같이 최고 기록을 깼던 2011년 5월 같은 시장의 열기는 보이지 않는다. 6년의 시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같은 코스피 2200대라도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위기 다른 코스피 최고치 경신
삼성전자 비중 6년 전 비하면 2배
지수 상승폭 작아 시장열기도 부족
‘외국인만의 잔치’ 현상은 똑같아

◆‘차·화·정’서 ‘삼성전자 독주’로=2011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건 ‘차·화·정’이다. 자동차·화학·정유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고루 올랐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을 보면 2011년 5월 2일 코스피가 2228.96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을 때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삼성전자(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 11.2%)였지만 독주 체제는 아니었다. 현대차(4.6%), 포스코(3.4%), 현대중공업(3.3%), LG화학(2.9%), 현대모비스(2.9%), 기아차(2.5%)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 상승에 따른 과실을 여러 기업이 나눠 가졌다.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올해 코스피 호황을 이끈 건 정보기술(IT) 업종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수출주인 IT 업종을 필두로 실적 호조세가 이어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IT 업종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삼성전자 독주 구조다. 12일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압도적 1위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2.4%)는 물론 상위 10위권 나머지 기업마저 1% 안팎 비중에 그치고 있다. 대장주에 올라타지 못한 개인 투자자 소외 현상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2011년과 2017년 출발도 달라=현재 시장의 분위기가 2011년과 차이 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6년 전과 올해 똑같은 코스피 2200대라 해도 출발점이 다르다. 2011년 5월 2일 역대 최고 기록(2228.96)을 찍기까지 1년 동안 코스피는 29.5% 상승했다. 상승폭이 컸던 덕분에 시장의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뜨거웠다.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건 지난 11일(2296.37)이다. 1년 전과 견줘 16.1% 상승했을 뿐이다.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1700대에서 2200대로 올라선 것과 2000대 박스권에서 2200대로 상승한 데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2011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던 때였지만 지금은 장기간 이어진 박스권에서 이제 막 탈출했을 뿐”이라며 "시장에서 열기가 뜨거워지려면 코스피가 2500대엔 올라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국인 잔치’인 점은 같아=2011년이나 6년이 지난 지금이나 똑같은 부분도 있다. 바로 ‘외국인만의 잔치’란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기 시작한 2009년 1월 2일부터 2011년 4월 2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52조8776억원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가(-40조8036억원)와 개인 투자자(-5조2348억원)는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자료 : 한국투자증권·한국거래소·삼성증권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7조2238억원)와 기관 투자가(-2조9886억원)는 주식을 팔아치우기만(순매도) 했다. 반면에 외국인은 이 기간 8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코스피가 오르는 과정에서도 개인 투자자는 박스권 탈출 여부의 불확실성, 추가 상승에 대한 낮은 기대감 탓에 꾸준히 국내 주식을 팔았다”면서 “최근 코스피가 최고 기록을 거듭 갱신하고 있지만 시장의 열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런 개인 투자자의 소외 현상도 한몫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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