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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로봇물고기 해외서 더 인기

중앙일보 2017.05.15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6.6㎡(약 2평) 남짓한 수조 속 3000마리의 은빛 은어떼 사이로 참돔 모양에 색상은 울긋불긋한 물고기 세 마리가 유유히 헤엄친다. 길이 50㎝가 넘는 ‘대어’급이다. 꼬리지느러미를 돌려 유리 벽으로 다가오는데, 눈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가까이 보니, 몸이 3등분이다. 몸 사이로 푸른색·붉은색 발광다이오드(LED) 불빛이 새어 나온다.  
 

스타트업 ‘아이로’ 세계 최초 상용화
현재 관상용 … 향후 수질검사 등 투입
4대강 때 나온 ‘불량품’과 종류 달라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쿠아리움에 나타난 로봇 물고기 ‘마이로’의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수질 감시를 위해 개발했다던 그 로봇 물고기는 아니다. 마이로의 ‘고향’은 전남 순천. 2014년 9월 창업한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아이로의 오용주(53) 대표가 ‘아버지’다.  
 
로봇 물고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아이로가 유일하다.
1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수족관에서 로봇물고기 ‘마이로’가 헤엄치고 있다. ‘마이로’는 도미 형태를 가지고 살아 있는 물고기처럼 자연스러운 유영패턴이 가능하도록 제작한 물고기형 수중 로봇이다. [김현동 기자]

1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수족관에서 로봇물고기 ‘마이로’가 헤엄치고 있다. ‘마이로’는 도미 형태를 가지고살아 있는 물고기처럼 자연스러운 유영패턴이 가능하도록 제작한 물고기형 수중 로봇이다. [김현동 기자]

 
마이로는 엄연한 로봇이다. 머릿속 중앙처리장치(CPU)가 적외선 센서들의 신호를 읽어, 3등분 몸을 연결하고 있는 모터에 작동 신호를 보낸다. 몸체와 꼬리지느러미를 순차적으로 움직여 살아있는 물고기의 유영을 흉내 낸다. 84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있어 수중에서 22시간을 버틴다. 부품 개수만도 250개에 달한다. 마리당 가격은 400만~1000만원이다.  
 
지금은 수족관 관상용이지만, 앞으론 통신과 카메라 기능 등을 더해 수질검사와 정화 등 수중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능형 수중 서비스 로봇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양어장과 수영장·아쿠아리움·과학관 등 물이 있는 곳이 곧 시장이다. 아이로는 멸종 또는 멸종위기 어류를 로봇 물고기로 복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일본의 한 아쿠아리움의 주문을 받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1m 크기의 실러캔스도 로봇으로 만들고 있다.  
 
아이로의 지난해 매출은 15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세상에 태어난 마이로의 ‘형제’들은 이미 200마리가 넘는다. 90%는 일본·싱가포르 등 해외로 ‘이민’을 떠났다.
 
오 대표는 “로봇 물고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다”며 “글로벌 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생산기술연구원이 만들었다는 ‘4대강 로봇 물고기’는 어디로 갔을까. 57억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된 생기연 물고기는 2012년 발표됐으나, 성능 논란 끝에 2014년 감사원 감사를 끝으로 ‘멸종’됐다.
 
생기연은 당시 로봇 물고기는 애초 초속 2.5m의 속도로 유영하고, 4800bps의 속도로 통신할 수 있다고 했으나, 감사 결과 초속 23㎝, 통신속도 200bps에 그친 불량품으로 판명났다. 로봇 물고기를 연구하던 연구 책임자는 사법처리 되고 연구원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져, 지금은 한 명도 생기연에 남아있지 않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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