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순수전기차에 밀려 맥 못추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중앙일보 2017.05.15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지난해 3월 출시했던 기아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15일 국산 SUV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선보인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3월 ‘제7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니로 PHEV로 친환경 차 시장에서 한 단계 진보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했던 차다.
 

연비·충전·편의성 등 장점 많지만
전기차보다 보조금 1700만원 적어
동급 하이브리드에 비해 가성비 ↓
4월 PHEV 판매량 65대에 그쳐

PHEV는 전기차에 내연기관을 장착한 차량이다. 평소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서 달리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한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차량이 멈춰버리는 게 최대 단점인데,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전기차인 PHEV는 이런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입차 업체도 PHEV 시장에 줄줄이 뛰어든다. BMW는 3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PHEV 모델인 330e와 중형 SUV의 PHEV 모델 X5 40e를 연내 출시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5시리즈·7시리즈 PHEV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오는 4분기 한국 시장에 PHEV 모델 2종(C350e·GLF 350e)을 출시하고, 내년에 추가로 PHEV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PHEV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지만, 전망은 여전히 미지수다. PHEV 신차 판매 성적표가 신통찮기 때문이다. 누적 판매 400만 대를 돌파한 프리우스의 PHEV 버전인 프리우스 프라임을 도요타 자동차가 지난달 11일 국내 출시했지만 4월 판매 대수는 17대에 그쳤다.
 
지난 2월 출시한 현대차의 PHEV 아이오닉 플러그인도 지난달 판매 대수는 37대에 불과했다. 이른바 ‘신차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이들을 포함해서 지난 4월 한국 시장에 등록한 PHEV는 총 65대였다.
 
똑같은 친환경 차로 분류하는 순수전기차는 훨씬 많이 팔린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대수(862대)는 PHEV의 13배가 넘는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전체 PHEV 판매 대수(65대) 보다 9배가량 많은 607대가 한 달 만에 팔렸다.
 
한국GM도 순수전기차 볼트 EV를 121대 팔았다. 공식 판매기록이 아닌 사전계약만으로 보면 이미 올해 수입하기로 한 600여대(개인 물량 400대)의 볼트EV가 모두 팔려나갔다.  
 
이처럼 순수전기차가 PHEV보다 월등히 많이 팔리는 현상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차량 자체만 보면 PHEV가 전기차보다 경쟁력 있기 때문이다.  
 
PHEV는 연비도 뛰어나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복합연비는 가솔린 주행시 21.4㎞/L, 전기차 주행시 6.4㎞/㎾h다. 모터를 완전 충전하고 기름도 가득 채우면 한 번에 960㎞까지 달린다. 아이오닉 플러그인(가솔린 주행시 20.5㎞/L, 전기차 주행시 5.5㎞/㎾h)도 항속거리(900㎞)가 서울-부산을 왕복(약 810㎞)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비해 국내 출시된 차 중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가장 긴 전기차(볼트EV)도 최대 383㎞ 밖에 못 달린다.  
 
그런데도 PHEV가 전기차 대비 판매량이 저조한 결정적인 이유는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밀리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정부 보조금(1400만원)에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더해 최대 260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PHEV는 보조금(500만원)과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최대 지원금이 840만원이다.  
 
최대 보조금을 가정할 경우 프리우스 프라임(4060만원)·아이오닉 플러그인(N트림 2730만원, Q트림 2910만원)은 300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순수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으면 대체로 PHEV보다 1000만원 더 저렴하다. ▶쏘울 EV 1680만~2880만원 ▶닛산 리프 1990만원~2580만원 ▶아이오닉 EV 2150만원 ▶볼트EV 2179만원 등이다. 동급 하이브리드카와 비교해도 PHEV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K5 하이브리드(2865만원~3270만원) 보다 K5 PHEV(3960만원)는 최대 1095만원 비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2886만~3330만원) 역시 쏘나타 PHEV(3893만~4250만원) 보다 1000만원 이상 더 돈을 줘야 한다. 정부 구매보조금을 감안해도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는 배경이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경부가 친환경 차 보조금 제도를 수정하지 않는 이상 향후 출시되는 PHEV 차량 보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