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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후의 격전지, 중원(中原)

중앙일보 2017.05.15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4강전 2국> ●이세돌 9단 ○커   제 9단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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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보(153~166)=미지의 영토 중원(中原). 두 대국자는 최후의 격전지가 중원이라는 걸 직감하고 있다. 둘 중 하나는 그곳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게 될 터이다. 머지 않은 그 순간을 위해 흑백은 중원의 핵, 천원(天元)을 향해 성큼성큼 발을 뻗는다.
 
백은 154로 좌변 흑을 눌러가며 자세를 잡는다. 상대를 지지대 삼아 내 돌의 안형을 구하는 바둑의 전형적인 수법. 158로 젖혔을 때, 흑은 앞으로(160자리) 뻗지 않고, 159로 호구 쳐서 몸을 웅크린다. 한 뼘이라도 가까이 중원에 닿아야 할 때 몸을 웅크린 건 ▲를 염두에 둔 수순. 앞으로 뻗는 수로는 ▲를 움직일 수 없다. '참고도1'에서 보듯 백6의 장문으로 바로 잡힌다. 호구(159)는 바로 이 장문을 무력화해 ▲가 살아나오도록 돕는다.
 
참고도1

참고도1

 
백은 받지 않을 수 없는데, 만약 '참고도2'처럼 손을 뗐다가는 흑2·4로 좌상귀 백이 둘로 찢어진다. 부랴부랴 중앙 쪽을 살리는 사이, 귀 쪽이 괴롭힘 당해 곤란하다. 이를 방비하기 위해 커제 9단은 160으로 단수쳐 뒀다.
 
참고도2

참고도2

 
좌변이 일단락되자, 이세돌 9단이 165로 백의 경계선까지 바짝 다가간다. 5선으로 하변에 흑집을 짓겠다는 노골적인 욕심이 묻어나는 수. 그냥 넘어갈 커제 9단이 아니다. 당장 166으로 가운데를 찢고 들어오는데….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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