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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테이프 있다는 트럼프, 블러핑?

중앙일보 2017.05.13 13:58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이 ‘녹음 테이프’ 사태로 번질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과의 대화 녹음 테이프를 갖고 있는 듯한 언급을 하면서 실제로 테이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9시 26분 자신의 트위터에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전에 우리 대화 내용을 담은 ‘테이프’가 없기를 바래야 할 것”이라고 썼다. 지난 1월 백악관 만찬과 두 차례의 전화 통화 내용을 함부로 누설하지 말라는 경고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해임한 FBI 국장 측에 경고
"우리 대화 녹음 테이프 없기를 바래야 할 것"
전문가들 "73년 닉슨 대통령 이후 녹음 없어져"
테이프 존재하면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파장

백악관의 대화 녹음을 암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캡쳐.

백악관의 대화 녹음을 암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미 국장은 내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해줬고, FBI 국장직을 유지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코미 국장 측에서 그런 대화가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2일 트윗은 코미 국장 측의 주장을 재반박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발언 녹취를 공개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코미 국장은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커넥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다가 지난 9일 전격 해임됐다.  
트럼프의 트윗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워싱턴 정가에서는 동의없이 백악관의 대화를 녹음하는 관행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973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인사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가 들통난 뒤 백악관이 녹음 행위를 중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녹음 테이프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트럼프 특유의 ‘블러핑(엄포놓기)’인지, 아니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대화 녹음이 다시 시작됐는지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녹음 테이프가 존재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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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두 사람의 대화 녹음 테이프 제보에 10만 달러(약 1억1300만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위키리크스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코미 테이프에 10만 달러를 건다. 보상금을 올릴 수 있도록 비트코인(가상화폐)를 보내달라”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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