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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가 기가 막혀 … 미인대회처럼 선수 뽑은 LPGA

중앙일보 2017.05.10 01:00 종합 26면 지면보기
다음달 3일 개막하는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 초청선수로 뽑힌 샤밀라 니컬릿(인도·오른쪽). 그는 칼리 부스(스코틀랜드), 수재너 베나비데스(볼리비아), 미국골프채널 진행자 블레어 오닐(미국·왼쪽부터) 등을 제치고 팬투표 1위를 차지해 출전 자격을 얻었다. [각 선수 소셜 미디어]

다음달 3일 개막하는 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에 초청선수로 뽑힌 샤밀라 니컬릿(인도·오른쪽). 그는 칼리 부스(스코틀랜드), 수재너 베나비데스(볼리비아), 미국골프채널 진행자 블레어 오닐(미국·왼쪽부터) 등을 제치고 팬투표 1위를 차지해 출전 자격을 얻었다. [각 선수 소셜 미디어]

“지나친 성(性) 상품화다.”
 

숍라이트 클래식 초청선수 논란
트위터 팬 투표 통해 출전권 부여
실력 없지만 외모 좋은 니컬릿 1위
“성 상품화” “흥행 위한 새 방식” 시끌

“골프대회 흥행을 위한 새로운 방식이다.”
 
다음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의 초청선수 선발 방식을 두고 찬반양론이 한창이다.
 
숍라이트 클래식 대회조직위원회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4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팬 투표를 한 결과 1위를 차지한 샤밀라 니컬릿(26·인도)에게 대회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대회조직위는 “팬들의 투표로 마지막 출전 선수를 정하게 돼 의미가 크다. 니컬릿은 대회 기간 세계 최고의 여자 골퍼들과 함께 티샷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숍라이트 클래식은 오는 6월 3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탁턴 시뷰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이번 투표는 지난 1일부터 트위터를 통해 진행됐으며, 총 2만7652명이 참가했다. 니컬릿은 이 가운데 39%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30%의 표를 얻은 미국골프채널 프로그램 진행자 블레어 오닐(36·미국), 3위는 25%를 얻은 스코틀랜드의 골프 선수 칼리 부스(25), 4위는 수재너 베나비데스(볼리비아)였다.
 
그러나 주최 측의 초청선수 선정 방식은 투표 전부터 비난을 받았다. “여성 선수를 상품화하려는 의도다. 남자 대회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니컬릿은 1m81cm의 큰 키에 인형 같은 외모로 35만7000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소셜 미디어 스타다. 2009년 프로로 전향한 니컬릿은 인도 여자프로골프 히어로 위민스 프로페셔널 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2010~2011, 2011~2012년 시즌 두 차례 상금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큰 무대에서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인도 출신으로는 최연소로 유러피언여자프로골프투어(LET)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했지만 최고 성적은 2013년 터키시 에어라인 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7위였다. LPGA투어에선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로 승격하기 전인 2011년과 2012년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탈락했다.
 
대회 주최측이 니컬릿에게 출전권을 주자 일각에서는 무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새로운 시도지만 인기 투표 방식으로 초청선수를 선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표 결과 가장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니컬릿이 1위를 차지하자 스코틀랜드 여성스포츠 설립자인 모린 맥고니글은 “외모나 인기로 초청선수 선발기준을 정한 건 여성이 액세서리와 장식으로 여겨지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라면서 “초청선수 기준은 외모가 아닌 실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자 주최 측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전 세계 90개국, 8500만 여명의 팬들에게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저절로 대회 홍보가 됐다. 이런 방식이 나머지 출전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니컬릿은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인도 여자골프에 LPGA투어의 바람이 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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