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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으로 본 최대 승부처는 영·호남? 서울?

중앙일보 2017.05.08 18:23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부산역광장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택했다.[중앙포토]

2012년 대선 당시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부산역광장을 마지막 유세 장소로 택했다.[중앙포토]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 지역은 어디일까?  
대선의 승자는 전국에서 얻은 표의 합계에서 가려지므로 모든 지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대선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힘’은 지역 별로 다를 수도 있다.
 유권자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  결속력이 강력한 영·호남권 등 특정 지역이 당락을 결정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불린 배경이기도 하다.

박빙일 경우 영·호남 결집력이 판세 균형추
압승의 경우 서울, 경기에서도 100만 표 격차

 
이번 대선에서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지난 7일 경남 통영 유세에서 “영남사람들은 90% 투표한다”면서 “영남사람들이 저에게 확 몰려들면 제가 청와대 가는 것”이라고 영남권 표심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반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4월 25일 경기도를 일러 “대선 승패의 분수령이 될 수 있고 전국 민심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이 경기도에서 이겼을 때 대선에서 승리했고, 경기도에서 졌을 때 대선에서 패했다”며  경기도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대선 전날인 8일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대선 전날인8일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김성식 총괄선대본부장도 수도권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지난 5일 “영남권은 중히 고심하며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주고, 호남은 국민의당을 향한 지지가 살아있다”며 “안 후보의 ‘걸어서 국민 속으로’ 유세의 최종 용광로가 될 곳은 수도권”이라고 권역별 판세를 짚었다.  
 
접전시 영·호남 득표차 축소가 관건
역대 대선 결과를 보자. 100만 표 안팎의 박빙의 승부가 난 대선에서는 영·호남 표심이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 TK(대구·경북) 후보(박근혜 후보)와 진보 PK(부산·경남·울산) 후보(문재인 후보)가 맞붙은 18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후보는 영남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313만 표를 이겼고, 호남에서 250만 표를 져 영·호남 통틀어 63만 표를 더 얻었다. 박 후보는 서울에서는 20만 표 뒤졌지만 경기(9만 표)와 인천(6만 표)에서 만회하고 강원 22만 표, 충청에서 28만 표를 앞서 총 108만 표의 승리를 거둔 것이다. 영남의 지지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월 24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중앙포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월 24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중앙포토]

진보진영의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16대 대선도 영남권에서 변수가 생겼다.  노 후보는 영남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297만 표 뒤졌으나, 호남에서 261만 표 앞서 영·호남 득표차를 36만 표로 줄였다. 강원과 수도권, 충청권에서 열세를 만회해 전국적으로 57만 표를 앞서 승리한다. 부산 출신인 노 후보가 PK에서 29.4%를 득표, 이 후보와의 영남권 득표 격차를 줄임으로써 승리의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15대 대선도 같은 맥락에서 치러진다. 김대중 후보는 총 39만 표 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따돌렸다.  
김 후보는 영남에서 이 후보에게 326만 표 뒤졌으나 호남에서 296만 표를 앞서 영·호남 득표차를 30만 표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때는 이 후보와 같은 보수 성향의 이인제 후보가 PK에서 128만 표 가량 가져갔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 후보는 수도권·강원(27만 표 우세), 충청권(40만 표 우세)에서 선전, 총 39만 표 차이의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수도권, 대세를 결정하는 몰표 드물어
문재인 대선 후보가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선 후보가 4월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14대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는 영남에서 김대중 후보에게 405만 표를 이겼고, 호남에서 268만 표를 뒤졌다. 영·호남 표차가 137만 표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득표차(194만 표)의 70% 이상을 영·호남 표밭에서 일궜다.
이처럼 역대 대선에서 영남과 호남은 100만~200만 이상의 표차를 선호하는 후보에게 안겼다.
반면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서울 득표 격차는 17대 대선을 제외한 14~18대 대선에서 8만~35만에 그쳤다. 경기도 역시 같은 기간 1,2위 후보별 득표 편차는 9만~ 31만에 머물렀다.  수도권의 경우 대세를 결정하는 몰표가 드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선거 풍향계에서 따라 미세한 변동만 있을 뿐이다.
홍준표 대선 후보가 4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홍준표 대선 후보가 4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532만 표라는 역대 대선 최대 득표 차를 보인 17대 대선은 예외다. 지역별 표 분석이 무의미할 정도로 보수진영의 이명박 후보가 진보진영의 정동영 후보를 전방위로 몰아붙였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145만 표, 경기에서 142만 표의 격차를 벌렸다. 그의  PK 164만 표, TK 174만 표 리드에 필적하는 수치다.  
  역대 대선 결과에 투영해 본다면 이번 대선이 17대 대선과 같이 특정 후보의 일방적 승리로 귀결될 경우 최대 승부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반대로 100만 표 안팎의 근소한 표차로 당선인이 결정된다면 결국 승부처는 영·호남이 되리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성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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