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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우리나라에 도둑놈이 너무 많아

중앙일보 2017.05.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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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 도둑놈이 너무 많아
 
IQ430부터 공중부양까지 말도 안되는
온갖 기행을 일삼았던 허경영
처음 대선에 출마했을 땐
‘웃기려고 나온 건가’ 했습니다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 도둑놈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이 말 한마디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면서
지금까지도 ‘명언’처럼 인용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이 나라에는 도둑놈들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수천억원이 넘는 방산비리
혹은 최근 정치권 비리사태 등
큼직큼직한 도둑놈들 뿐만 아니라
온갖 작은 도둑놈들까지 판을 치고 있죠
 
얼마 전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은
대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피해 상인들을 위로하기보다
소래포구의 불법좌판 영업과 바가지 상술을
지적하는 댓글이 넘쳐났던 겁니다
 
화재 자체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만큼 바가지 상술에
마음이 상한 사람들도 많다는 거겠죠
 
소래포구가 아니더라도
제주도 등 관광지에서도 ‘바가지’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호갱’ 취급하고
그저 어떻게든 등쳐먹으려는 심보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는 증거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값을 올리고
밀가루 값이 오르면 과자 값을 올리고
닭고기 값이 오르면 치킨 값을 올리지만
 
원자재 가격이 아무리 떨어져도
한 번 오른 가격은 거의 내려가는 법이 없습니다
 
‘질소를 사면 과자는 덤’으로 주는
넘치는 한국기업들의 정은
과자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것도
가능하게 했죠
 
정부기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공중화장실 하나 짓는 데 7억원이나
들었다면 믿을 수 있나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수십억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짓고
이런저런 축제를 만들고…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럭도 갈아치웁니다
 
말 그대로 보여주기 식
전시행정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엉뚱한 이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놈의 도둑놈 심보는 시장부터 정부기관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생하면서
서민들의 푼돈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이런 도둑놈들을 몰아내는 게
우리나라가 앞으로 발전하기 위한
밑거름 아닐까요
 
<이 이야기들을 건네는 이유>
강아지의 생명이 그렇게 소중합니까. 남의 자식의 비극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그런데 왜 우리는 멀쩡한 강아지에게 불 붙인 사람, 다리 잃은 아들에게 800만원 준 군대에 그리 분개하는 걸까요.
모두 따스한 심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다른 생명의 아픔이, 남의 고통이 내 것 같기만 하니까요. 우리는 권력의 부정부패에도 분노하지만, 일상 속 사건들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일자리·안보·저출산같은 큰 이슈만큼 작은 것에 주목하는 까닭입니다. 작지만 사람들이 공감하고 가슴 아파하는 것, 바로 여기에 ‘좋은 정책’의 해답이 있는 게 아닐까요. 다음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10개의 ‘작은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이번은 그 10번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김민표 인턴 kim.minpyo@joongang.co.kr
디자인: 배석영 인턴 bae.seok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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