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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독주(獨走)? 30년 만에 30%대 대통령 나올까

중앙일보 2017.05.08 16:42
 5·9 대선이 종착역에 다다랐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승리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역전승을 자신한다.
 

文 지지율 40% 안팎이라는 데 이견 없어
洪·安, 40% 득표율로 막판 ‘대역전극’ 꿈꿔
역대 ‘최저’는 87년 대선 때 36.6%의 노태우

 승패 전망은 엇갈리지만, 그 안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문 후보의 지지율이 40%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점, 둘째 중도·보수의 표심이 홍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의 해석은 아니다. 지난 3일 이후 각당의 자체 판세 분석과 구글 트렌드 등 빅데이터의 흐름, 지난 4~5일 사전투표의 지역별 투표율 등이 근거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포스터. 왼쪽부터 기호 1번 문재인, 기호 2번 홍준표, 기호 3번 안철수, 기호 4번 유승민, 기호 5번 심상정 후보. [중앙포토]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의 포스터. 왼쪽부터 기호 1번 문재인, 기호 2번 홍준표, 기호 3번 안철수, 기호 4번 유승민, 기호 5번 심상정 후보. [중앙포토]

 문 후보 진영의 우상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문 후보가) 만약 35~40%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홍 후보가 30%대로 오른다면 문 후보가 위험해진다”며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홍 후보는 7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번에도 막판 보수 대결집으로 40대 38로 제가 이긴다”고 장담했다. 또한 안 후보는 6일 광주 유세에서 “안철수가 40% 득표를 돌파하면 틀림없이 미래가 과거를 이긴다”고 힘줘 말했다.
 
 홍·안 후보의 주장은 문 후보의 득표율이 40%를 넘지 못하리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은 제자리걸음중도·보수표는 고민 
 세 후보 진영의 판세분석을 종합해보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이후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38%였다. 이어 안철수(20%)·홍준표(16%)·심상정(8%)·유승민(6%) 후보 순이었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 38.0%, 안 후보 21.0%, 홍 후보 16.8%, 심 후보 11.2%, 유 후보 4.0%를 기록했다.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들. 왼쪽부터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들. 왼쪽부터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그런가 하면 문 후보에게 거부감이 있는 유권자들 중 상당수는 막판까지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22.28%)와 부산(23.19%)의 사전투표율은 전국평균(26.06%)을 밑돌았다. 반면 진보성향이 뚜렷한 광주(33.67%)·전남(34.04%)·전북(31.64%)은 전국평균을 상회했다.
 양강구도로 치러졌던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48.91%로 당선됐지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도 46.58%를 얻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4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은 역대 최고 득표율 당선의 영예를 안았지만, 임기를 1년 남겨놓은 상황에서 탄핵되는 불명예도 남겼다. 2013년 2월 25일 취임식 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박근혜 제18대 대통령은 역대 최고 득표율 당선의 영예를 안았지만, 임기를 1년 남겨놓은 상황에서 탄핵되는 불명예도 남겼다. 2013년 2월 25일 취임식 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양자구도에선 50%다자구도에선 40%면 당선권
 반면 다자구도로 치러졌을 때는 당선인의 득표율이 40%대 초반 이하로 떨어졌다. ‘2강 1중’이었던 14대(1992년), 15대(1997년) 대선에서는 ‘40%=승리’였다.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는 41.96%를 얻어 김대중(33.82%) 민주당, 정주영(16.31%) 국민당 후보를 눌렀다. 15대 대선에서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가 40.27%를 얻어 당선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38.74%,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19.20%를 득표했다.
  
1997년 12월 18일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이 광주 금남로로 몰려나와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중앙포토]

1997년 12월 18일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이 광주 금남로로 몰려나와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보수진영에서 두 명이 출마했음에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67%로 무난히 당선됐다. 집권여당의 인기가 그만큼 바닥이었다. 2위는 26.14%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3위는 15.07%의 이회창 무소속 후보였다. 1, 2위간 격차 530만 표는 역대 대선에서 가장 큰 차이였다.
  
 ‘1노3김’이 나섰던 1987년 13대 대선에서는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가 36.64%로 승리했고,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28.03%,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27.04%,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 8.06%를 각각 득표했다. 다자구도로 인한 표 분산 덕에 노 후보가 30%대의 득표율로도 당선의 영광을 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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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5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40%대 초반 정도만 얻어도 당선권이지 않겠느냐”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것은 투표행위에 그만큼 목적의식이 강하게 투영됐다는 증거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민심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민심 중 어느 쪽의 폭발력이 강한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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