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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심야 '뚜벅이유세'...가장 많이 한 말은 "힘내게 해드릴게요"

중앙일보 2017.05.08 11:37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7일 오후 동대문에서 11시 50분까지 ‘뚜벅이 유세’를 했다. 대선주자 중 가장 늦은 시간까지 한 유세다. 안 후보가 이날 가장 많이 한 말은 “힘내게 해드릴게요”였다.
 

7일 동대문 의류상가 찾아 자정까지 유세
"장사 안 돼 창피하다"는 상인 말에
"제가 더 창피하다, 정치가 제 역할 못해"
8일엔 오전 5시30분 가장 먼저 유세 시작
안 "뚜벅이 유세로 제2의 안풍"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안효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안효성 기자

안 후보의 7일 동대문 뚜벅이 유세에 동행했다. 안 후보는 서울역에서 지하철 4호선을 타고 10시 44분 동대문역에 도착했다. 연두색 스트라이프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카키색 트레킹화, 검은색 배낭 차림이었다. 검은색 배낭에는 광주에서 지지자가 선물한 토이스토리 알린 인형이 달려있다. 알린은 눈이 3개 달린 초록색 외계인으로 ‘기호 3번’ 안철수를 상징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인형 3개를 달고 다니셨는데 한 개는 지지자에게 선물했고, 나머지 한 개는 인파에 휩쓸려 한 개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가방에 달린 초록 외계인 인형. 안 후보는 지지자에게 인형을 선물 받은 후 뚜벅이 유세 내내 가방을 달고 다녔다. 안효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가방에 달린 초록 외계인 인형. 안 후보는 지지자에게 인형을 선물 받은 후 뚜벅이 유세 내내 가방을 달고 다녔다. 안효성 기자

 
안 후보는 이날 동대문에 있는 아트프라자를 방문했다. 상가 통로가 좁아 수행원 대부분이 뒤에 빠진 채 안 후보 혼자 뚜벅뚜벅 앞서 걸어갔다. 지하 1층 출입문 앞에 있는 상가에 찾은 안 후보는 “장사가 어떠세요”라는 말을 던졌다. 가게 주인이 “안 된다”고 말하자, 안 후보는 “여기가 목이 제일 좋은 곳인데 잘 안 되시네요. 이 고비를 지나면 좋아질 거에요, 저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아트프라자 지하 1층을 통로별로 다니며 상인들과 인사를 했다. 한 통로당 가게 수는 50~70개 정도다. 안 후보는 지하 1층에서만 100개 이상의 가게에서 인사를 나눴다.. 이날 상인들이 안 후보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경제를 살려주세요”, “내수 살려주세요”라는 말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7일 동대문 의류상가 상인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다. 안효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7일 동대문 의류상가 상인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다. 안효성 기자

 
한 상인 주인은 안 후보에게 “손님이 너무 없어 창피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도 창피하다. 정치가 역할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날 상인들을 만나고 다음 가게로 넘어갈 때마다 “힘내게 해드리겠다”는 말을 건넸다. 안 후보는 경제를 살려달라는 상인들에게는 “내수를 살리는 일을 꼭 해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말로만 경제를 살린다고 하고 안 살렸다. 저는 전문가인만큼 꼭 살리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상가 지하 1층과 2층을 돌았다. 안 후보에게 몇몇 상인들은 “딱하게 보인다”, “힘내야 한다” 등의 말과 함께 피로회복제와 수박을 건넸다. 안 후보는 마다하지 않고 음료수를 받아 마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동대문 상가에서 상인에게 받은 수박을 먹고 있다. 안효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동대문 상가에서 상인에게 받은 수박을 먹고 있다. 안효성 기자

안 후보가 상가에서 나온 시간은 11시35분. 약 40분을 상가에서 머물렀다. 안 후보가 상가를 나설 때쯤 상인들이 “저쪽 통로도 돌아달라”며 안 후보를 잡았다. 수행원들이 “밖에서 지지자들이 많이 기다린다”고 하자 안 후보는 “여기 모인 분들에게는 인사를 다 드려야 겠다”며 주변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안 후보가 상가 밖으로 나오자 지지자 300여 명이 “안철수 대통령”을 연호를 시작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등을 통해 안 후보 방문일정을 접하고 모여든 지지자들이었다. 안 후보는 ‘소리통’ 유세를 시작했다. 안 후보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말하는 것을 주변 지지자들이 큰 소리로 다시 외치는 방식이다.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후 유세차에 오르지 못하자 대신 거리를 다니며 소리통 유세를 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미래로 나갈 것인가, 선택하는 선거”라며 “ 1번 2번은 과거로 돌아가는 겁니다. 3번 안철수는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안 후보는 짧은 소리통 유세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에 탑승해 출발한 시간은 오후 11시50분이었다.  
 
안 후보는 8일엔 오전 5시30분부터 가락동 시장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전날 대선 주자 중 가장 늦게 유세를 마치고도, 가장 일찍 유세를 시작했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오전 9시30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저는 감히 뚜벅이 유세를 ‘제2의 안풍’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이 있었기에 국민께서 그걸 알아봐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옷차림은 동대문에서 본 그대로였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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