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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리 르펜 “내 딸(마린 르펜) 프랑스 대통령감 아냐”

중앙일보 2017.05.08 06:00
극우전선(FN)의 설립자 장 마리 르펜(오른쪽)과 그의 딸 마린 르펜.

극우전선(FN)의 설립자 장 마리 르펜(오른쪽)과 그의 딸 마린 르펜.

 7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의 친부 장 마리 르펜(88)이 “내 딸은 한 국가를 이끌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아버지가 대선 후보 딸 향해 돌직구
대선 투표 전날 인터뷰서 ‘고춧가루’
“딸보다 손녀딸이 정치 리더 적합”

장 마리 르펜은 결선투표 전날인 6일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손녀 마리옹 마레샬 르펜(27)이 오히려 정치 리더에 걸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은 또 지도자로서 마린의 잠재력을 묻는 질문에 “마린이 성격이 좀 고약하다. 아무래도 지도자의 자질에선 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TV토론도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상대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고 했다.  
장 마리 르펜과 마린 르펜.

장 마리 르펜과 마린 르펜.

 
장이 대선 후보인 마린을 이처럼 깍아내린 것은 2년 전 자신에 대한 마린의 출당 조치로 인한 앙금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2015년 마린은 “홀로코스트(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학살)는 별일 아니다”는 장의 거듭된 발언에 그와 결별을 결정했다.  
FN의 당대표로서 마린은 FN 설립자인 장을 당에서 출당시켰다. 그 후로 두 사람 사이가 벌어져 2년 넘게 서로 말을 섞지 않고 있는 건 유명한 일화다.
 
반면 당시 FN 소속이었던 손녀 마리옹은 장의 출당 조치에 반대했다.  
또 FN의 반이민, 반이슬람 구호에 누구보다 앞장서 딸인 마린보다 손녀 마리옹이 이념적으로는 장의 진짜 후계자라는 평을 받았다.  
 
장이 인터뷰에서 마린에게 박한 평가를 내린 반면 손녀 마리옹을 추켜세운 이유다.
장 마리 르펜의 손녀 마리옹 르펜. 마린 르펜과는 이모 조카 사이다. 

장 마리 르펜의 손녀 마리옹 르펜. 마린 르펜과는 이모 조카 사이다.

장은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는데, 마린은 막내 딸이다. 마리옹은 장의 둘째 딸인 얀 르펜이 낳았다.  
마린과 마리옹은 이모와 조카인 셈이다.  
 
마리옹도 마린 못지 않게 FN의 간판 얼굴이다. 2012년 22세의 나이로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했다.  
2015년 프랑스 지방선거에선 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1차 투표에서 40% 넘는 득표율을 올리며 마린과 함께 FN의 스타로 떠올랐다.  
비록 결선투표에서 떨어졌지만 FN 소속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려 대중에게 깊은 각인을 남겼다.  
금발의 매력적인 외모로 인기도 높다. 지금은 이모 마린에 가려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마린을 뛰어넘는 FN 차세대 리더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마린 르펜, 장 마리 르펜, 마리옹 르펜.

왼쪽부터 마린 르펜, 장 마리 르펜, 마리옹 르펜.

 
마린을 거침없이 비판한 장은 이날 인터뷰 말미에선 “그래도 마린이 대선에서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주저 없이 마린을 뽑아달라고 호소한다”며 “딸의 승리를 보고싶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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