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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네팔 산악인,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반 도전 중 숨져

중앙일보 2017.05.08 01:07 종합 23면 지면보기
자신이 갖고 있던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반 기록 탈환을 앞두고 숨진 민바하두르 셰르찬. [유튜브 캡처]

자신이 갖고 있던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반 기록 탈환을 앞두고 숨진 민바하두르 셰르찬. [유튜브 캡처]

세계 최고령으로 최고봉 등반을 꿈꾸던 산악인이 고지를 앞두고 숨졌다. 네팔 국적으로 올해 86세인 민바하두르 셰르찬이다. 7일 BBC 등에 따르면 셰르찬은 전날 오후 에베레스트(8848m) 등반을 위해 베이스 캠프에 머물던 중 숨졌다. 그를 검안한 의사는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0세 일본인이 자신의 기록 깨자
재탈환 나섰다 캠프서 심장발작

셰르찬이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을 선언한 건 올해 봄이다. “최고령 등정 기록을 탈환하겠다”는 각오에서였다. 2008년 5월 76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 오른 그는 ‘최고령 등정자’로 기록됐다. 하지만 2013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일본 산악인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당시 80세)에게 최고령 기록을 뺐겼다. 이에 2년 후인 2015년 최고령 등정 도전을 다시 계획했지만 네팔 대지진으로 에베레스트 눈사태가 발생해 자신의 계획을 연기해야 했다.
 
올해 두 번째 기회를 노린 셰르찬은 지난달 에베레스트로 떠나기 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최고령 등반을 마치고 유명해진 뒤 세계를 돌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수개월 간 훈련하는 과정에서 호흡에 문제가 없고 혈압도 정상이란 점을 강조했다.
 
셰르찬이 고산 등반과 인연을 맺은 건 60년 히말라야 거봉 다울라기리(8167m)를 오르는 스위스 탐험대의 네팔 정부 연락관으로 임명되면서다. 셰르찬은 2003년 73세의 고령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훈련을 위해 네팔 전역 1200㎞를 걸어 화제가 됐다. 이번 ‘마지막 도전’을 앞둔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에베레스트를 생각하면 16살이 된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도전을 한다”며 “나이는 성공의 장애물이 아니고, 내 결정이 젊은이뿐 아니라 노인의 자존감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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