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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선택] 호텔 셰프가 거래하는 알바라카 할랄 고기 정육점

중앙일보 2017.05.08 00:01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 바로 뒷 건물에 위치한 알바라카 할랄 정육점. 건물 입구에에 할랄 인증마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 바로 뒷 건물에 위치한 알바라카 할랄 정육점. 건물 입구에에 할랄 인증마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어디서 재료를 들여오길래 이렇게 싱싱할까? 접시는 어디 제품이길래 이렇게 예쁘지? 소셜미디어(SNS)와 방송에 '먹스타그램'과 '먹방'이 넘쳐난다 해도 집에서 레스토랑 음식과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레스토랑이나 셰프의 단골집을 알아낸다면 혹시 가능하지 않을까. ‘셰프의 선택’은 셰프 등 식음업계 전문가들이 평소 믿고 거래하는 식자재와 식기 업체 정보 등을 알려주는 코너다.  
이번 주 소개할 곳은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김창훈 셰프가 추천한 '알바라카 할랄 정육점'이다. 

냉장 고기 파는 서울 유일의 할랄 정육점
무슬림 아니어도 질 좋은 양고기 사러 찾아

더 플라자 모든 레스토랑의 조리 기획을 담당하는 김창훈 셰프. [사진 더 플라자 호텔]

더 플라자 모든 레스토랑의 조리 기획을 담당하는 김창훈 셰프. [사진 더 플라자 호텔]

더 플라자 김창훈 셰프는 2016년부터 서울 이태원 '알바라카 할랄 정육점'에서 고기를 받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무슬림 고객을 위한 배려다. 
알바라카 정육점은 할랄 정육점이긴 하지만 비(非)무슬림 손님이 전체 고객의 20%에 달한다. 이태원 무슬림 사원 바로 뒤에 있는데 사원을 찾는 무슬림들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 달 평균 20톤이나 판다. 
알바라카가 거래하는 호주 전문 업체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은 곳이다.

알바라카가 거래하는 호주 전문 업체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은 곳이다.

양고기는 가장 인기좋은 어깨갈비살부터 앞다리, 수프용 고기, 목살 등  부위별로 다양하게 살 수 있다.

양고기는 가장 인기좋은 어깨갈비살부터 앞다리, 수프용 고기, 목살 등 부위별로 다양하게 살 수 있다.

 
2013년 문을 연 알바라카 정육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소·양·닭을 '냉장'고기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정육점인데 냉장고기를 파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아니다. 국내엔 할랄 정육점 자체가 흔치 않은 데다 대부분 냉동고기를 판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알바라카의 후르시드(37) 사장은 "이태원의 외국종합마트 대부분이 할랄 육류를 냉동으로 들여놓는다"며 "냉장고기를 판매하는 할랄 정육점은 드물다"고 말했다. 
국내엔 할랄 인증을 받은 도축장이 없어 육류 수입이 불가피한데, 냉장고기는 검역이 길고 복잡해 소매상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들다.
알바라카는 한 달에 두 번 호주의 전문업체에서 대규모로 냉장고기를 들여 온다. 한번에 거래량이 1톤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보니 검역문제나 운송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
올해로 17년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후르시드 사장. 매장에서 소고기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7년째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후르시드 사장. 매장에서 소고기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실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 골목에는 알바라카 말고도 할랄 정육점이 꽤 많이 있다. 그런데 어떻게 알바라카는 매 달 생고기 2.6톤, 냉동 고기 10~20톤이나 팔 수 있는 걸까. 답은 역시 우수한 품질이다. 고기 질이 좋아 비무슬림 고객까지도 매료시켰다. 
알바라카를 찾은 5월 4일 양고기 4kg를 구매한 테드(40)를 만났다. 그는 "친구 추천으로 이 곳을 알게 됐다"며 "친구 집에서 처음 먹어보고 반했다"고 했다. 비무슬림인 그는 "한국사람들이 양고기를 별로 먹지 않다보니 한국에선 좋은 양고기를 구하기 어려운데 이 곳 양고기는 품질이 매우 좋다"고 했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소고기는 홍두깨살과 우둔살이 100g당 2000원, 양고기는 어깨갈비가 100g 당 1800원수준이다. 양의 앞다리살과 목살은 각각 2200원과 1000원이다. 닭가슴살과 닭다리는 100g당 각각 900원, 600원이다.
중동 사람들이 많이 찾는 양 간. 냉동제품으로 진열되어 있다.

중동 사람들이 많이 찾는 양 간. 냉동제품으로 진열되어 있다.

닭 날개 끝부분(윙팁)은 말레이시아와 인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부위다. 그 외의 잘 팔리지 않아 닭 손질 후 남은 부분은 따로 모아 무료로 제공한다. 양 간, 소 꼬리, 소 혀 등 다양한 특수부위는 냉동 판매한다.

닭 날개 끝부분(윙팁)은 말레이시아와 인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부위다. 그 외의 잘 팔리지 않아 닭 손질 후 남은 부분은 따로 모아 무료로 제공한다. 양 간, 소 꼬리, 소 혀 등 다양한 특수부위는 냉동 판매한다.

 
알바라카는 이외에 다양한 특수부위도 판매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의 국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선호하는 고기 종류나 육질도 다르기에 이를 맞춰 판매하는 것이다. 냉동 코너에서는 양 간, 닭 날개 끝부분(윙팁), 소 혀 등 독특한 고기 부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우족과 소꼬리도 있다. 
할랄 육류로 어떤 요리를 할 지 모르면 후르시드 사장에게 물어보면 된다. 간단한 레시피부터 중동 전통 요리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또 매장내 비치된 파스타나 채소 등 어울릴만한 것도 추천해준다.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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