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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 1마리 잡으면 꿀벌 5만마리 살린다" 등검은말벌 이색 퇴치작전

중앙일보 2017.05.04 14:52
등검은말벌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등검은말벌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부산 기장군이 지난 4월부터 등검은말벌 퇴치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2003년 부상 기장군에서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처음 발견된 이후 퇴치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기장군에서 양봉을 하는 55개 농가의 피해가 막대해 정부가 퇴치사업에 나섰다.    
 

외래종 '등검은말벌' 천적 없어 양봉 농가 뿐 아니라 도심으로 확대
기장군농업기술센터 35개 양봉 농가 360여개 등검은말벌 포획기 보급
내년에는 도심에서도 퇴치 사업 확대

4일 부산 기장군농업기술센터는에 따르면 지난 4월초부터 35개 양봉농가에 총 360여개의 등검은말벌 포획기를 설치했다. 포획기에 등검은말벌이 좋아하는 페르몬을 뿌려 말벌이 포획기 안으로 들어오면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그물망을 쳐놨다. 포획기 1대당 비용은 4만원 선이다. 그 결과 한달 만에 등검은말벌의 여왕벌 1000여 마리를 잡았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등검은말벌이 본격적으로 무리를 형성하기 전인 3~5월은 여왕벌이 단독으로 활동하는 특성이 있다”며 “여왕벌 한 마리를 잡으면 5만 마리 정도 있는 꿀벌집 하나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왕벌 1000여마리를 잡아 꿀벌 5000만마리를 구한 셈이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는 내년 3월까지 360여개의 등검은말벌 포획기를 양봉 농가에 설치해 둘 계획이다. 양봉 농가는 수시로 페로몬 호로몬을 교환해주기만 하면 등검은말벌 퇴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내년에는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등검은말벌 포획기 설치 농가를 늘리고, 도심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은 천적이 없는 탓에 양봉 농가 뿐 아니라 도심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사람이 등검은말벌에 쏘이면 사망할만큼 맹독을 가졌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도심에서도 퇴치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기장군 소방센터에 따르면 도심에서 제거한 등검은말벌집이 2015년 518건에서 2016년 1028건으로 2배로 늘었다. 온난화로 개체수 번식이 활발해진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 기장군을 포함해 전국 10개 시·군에서 등검은말벌 퇴치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양봉 농가를 중심으로 퇴치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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