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미 라샤드이집트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게다가 한국에 없는 독특한 대중교통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버스다. 이름에 ‘마이크로’가 붙었지만 사실은 14명이 탈 수 있는 소형 승합차다. 한국에선 업무용으로 많이 쓰지만 이집트에선 개인이 운행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로 쓴다. 수도인 카이로 같은 대도시에선 국가 대중교통기관에서 운영하는 대형버스보다 더 인기를 끈다.
이집트 국민이 마이크로버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적인 매력이다. 대형버스는 노선표대로 큰길만 다니지만 마이크로버스는 대형버스가 가지 않는 작은 길도 달려 동네 깊숙한 곳까지 운행한다. 승객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타고 내릴 수 있다. 심지어 타기 전에 운전기사와 협의만 하면 원래 운행하는 노선에서 조금 벗어나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도 있다.

마이크로버스는 시골과 대도시를 연결하는 유익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관광회사들이 운행하는 대형버스는 주로 대도시에서 대도시로, 큰 도로로만 다닌다. 하지만 마이크로버스는 소도시나 시골까지 데려다준다. 따라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든든하게 여기면서 믿고 타는 대중교통이 바로 마이크로버스다.
일부 운전기사는 슬그머니 요금을 올리려 하는데 승객들이 항의하고 흥정해서 낮은 요금에 합의하기도 한다. 마이크로버스 운전기사는 대개 14명의 승객이 모두 차기 전에는 출발하지 않는다. 그러면 미리 온 승객들이 요금을 조금 더 주겠다고 제안해 손님이 다 차기 전에 떠나기도 한다.
마이크로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일 뿐 아니라 이집트 사회와 사람들의 사고방식, 그리고 딱딱하지 않고 정이 많은 정서까지 볼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한국은 첨단기술이 자랑이라면 이집트는 인간적인 매력이 장점이다.
새미 라샤드 [이집트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