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tong’ 청소년기자단 설문
듣고 싶은 과목 다양한 선택 가능
논술 폐지 공약, 사교육 절감 효과
돈 써서 해주겠다는 건 많지만
백년대계 교육 철학은 안 보여

‘가장 도움이 되는 공약’ 2위는 심 후보가 제안한 ‘대학 입학금 폐지 및 국공립대 등록금 무상화’, 3위는 유 후보가 약속한 ‘대입 등 학교제도 법제화’였다. 또한 ‘사교육 절감효과가 가장 큰 공약’으로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은 문·유·심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제안한 ‘논술 폐지 및 수능 절대평가 또는 자격 고사화’였다. 이연주(청심국제고1)양은 “선거 때마다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공교육이 잘되면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공약’을 묻는 질문에선 문·유·심 후보와 안 후보가 내건 ‘외고·자사고 추첨 선발 또는 폐지’가, ‘학교 현실과 가장 동떨어진 공약’에선 안 후보의 ‘초·중·고 학제 개편’이 각각 가장 많이 지목됐다.
후보들이 내놓은 교육공약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임유진(경남 김해여고2)양은 “교육정책의 대상은 청소년인 만큼 공약을 입안할 때 학생 의견도 반영해 달라”고 했고, 최동수(천안업성고1)군은 “책상 위에서 만든 공약은 싫다. 직접 발로 뛰며 만든 정책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박주민(경기도 고양일고2)양은 “교육 ‘복지’와 교육 ‘정책’을 구분해 주면 좋겠다. 돈을 써서 뭘 해 주겠다는 건 많지만 정작 백년대계로서 교육철학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세진(제주도 브랭섬홀국제학교3)양은 “교육공약의 대부분이 입시에 대한 것인데 대학 입학보다 졸업을 어렵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졸업을 어렵게 만들면 주입식 암기교육이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고 질문하는 교육풍토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김종영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청소년 스스로 18세 선거권 인하 주장을 하는 등 학생들의 사회 인식이 성숙한 수준에 도달했다. 정책 수요자인 청소년들의 의견이 교육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