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컬링판 빛낼게요, 출전권 따낸 ‘팀 킴’

‘팀 킴(Team Kim)’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여자컬링 메달 사냥에 나선다.
  경북체육회는 3일 경기도 이천 장애인 컬링훈련원에서 열린 2017~18시즌 컬링 국가대표 여자부 최종선발전 5차전에서 송현고를 8-2로 눌렀다. 지난달 11일 끝난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경북체육회는 1차 선발전 우승팀 송현고와 7전4승제로 최종선발전을 치렀고, 4승1패로 태극마크를 차지했다.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빙판 위에서 스톤(돌)을 손으로 밀어보낸 뒤 브룸(브러시)으로 빙면을 닦아 스톤을 하우스(동그란 표적) 중앙에 가깝게 붙이면 이기는 경기다. 엔드 당 스톤 8개씩, 10엔드로 승부를 가리는데,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대표팀을 뽑을 때도 한 명씩 따로 뽑는 게 아니라 1개 팀을 대표로 정한다.
 
평창올림픽 대표로 뽑힌 경북체육회 스킵(주장) 김은정(27)은 “많이 원하고 바랐던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경북체육회는 코치부터 선수까지 모두 같은 김씨 성(姓)을 가져 화제가 모은 팀이다. 그래서 별명도 ‘팀 킴’이다. 김은정과 김영미(26)·김선영(24)·김경애(23)·김초희(21) 등 선수 5명 뿐 아니라, 김민정(36) 코치, 김경두(61) 단장까지 모두 김씨다. 2006년 경북 의성군에 국내 최초의 컬링전용경기장이 생기면서 취미 삼아 컬링을 시작한 이들은 11년 넘게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팀워크가 그 어느 팀보다 끈끈하고, 지난 해에는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 정상에도 섰다.
 
이들에게 올림픽은 가슴에 맺힌 한(恨)과 같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경기도청 팀에 아쉽게 패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민정 코치는 “탈락한 뒤에 사흘간 선수들과 집에 틀어박혀 아쉬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이번 선발전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빡빡한 일정과 싸워야 했다. 지난 시즌에도 대표팀이었던 ‘팀 킴’은 올 1월 동계유니버시아드, 2월 동계아시안게임, 3월 세계선수권까지 강행군 직후 대표선발전에 나섰다. 결국 1차 선발전에서 1999년생 동생들인 송현고에 패했다. 송현고 역시 세계주니어선수권 4강에 오를 만큼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4년을 기다려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팀 킴’은 대한민국의 첫 올림픽 컬링 메달을 꿈꾼다. 김은정은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힘겹게 얻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경북체육회는 남자 대표선발전에서도 강원도청을 4전 전승으로 누르고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