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샐터 런던크래프트위크 회장이 2일 전통 방짜 기술을 적용한 정유리 작가의 은주전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아름지기처럼 생활용품 속 작품들을 찾아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04/3be10b5b-faab-4887-ac79-89329a36a917.jpg)
가이 샐터 런던크래프트위크 회장이 2일 전통 방짜 기술을 적용한 정유리 작가의 은주전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아름지기처럼 생활용품 속 작품들을 찾아 전시하고 싶다”고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런던크래프트위크 개막
아름지기 초대 전시회 38명 참가
공예품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곳감말이·잣박산 등 맛보며 호평도
전시장 쇼윈도에는 얇은 비단인 노방으로 한국 전통 조각보 바느질 기법을 사용해 만든 회색 문발이 걸렸다. 쇼윈도 다른 한 켠에는 한국 좌식생활의 단면을 알려주는 전통 소반과 함께 알루미늄 소재로 받침을 만들고 나무를 올린 하지윤 작가의 소반이 놓였다. 전통미와 실용성을 동시에 살린 이 작품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전시장에는 술병·찻잔·식기·주전자 등이 진열됐다. 평범한 일상의 식문화를 보여주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공예품들이다. 민화 속 선비들이 도시락을 먹는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은 한국적 소재의 도시락도 등장했다.
아름지기가 지난 14년 동안 국내에서 각 분야 장인, 현대작가들과 함께 연구를 거쳐 의식주 기획전시에 나왔던 작가 38명의 67개 작품이 7일까지 선을 보인다.
![은으로 만든 차세트. 이번 전시에는 38명의 작가가 만든 67개 작품이 전시된다. [사진 아름지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5/04/747962c4-e917-4807-b69a-b40fa2837360.jpg)
은으로 만든 차세트. 이번 전시에는 38명의 작가가 만든 67개 작품이 전시된다. [사진 아름지기]
런던시 문화교류팀장인 애나 말로니는 의식주 전통문화를 연구하는 ‘온지음’이 만든 곳감말이와 잣박산을 맛봤다. 그는 “무슨 음식인지 모르지만 굉장히 맛있다. 놋쟁반도 아름답지만 한국인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내놓는지 문화도 알게 됐다”고 찬사를 보냈다.
도자 작품을 살펴보던 지미 맥도널드 런던디자인페어 디렉터는 “어떻게 이렇게 얇으면서도 두 색채가 담긴 그릇을 만들 수 있느냐”며 “겉과 안의 질감도 달라 고도의 기술이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 큐레이터인 사빈 런디는 “젊은 한국 작가들이 전통을 사용 가능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킨 게 놀랍다”고 평했다.
곽은정 아름지기 후원문화팀장은 “아시아의 공예라면 도자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은이나 옻칠 등 여러 기법을 선보여 한국 공예의 다채로움을 소개하고 있다”며 “산업화 시대에 생산라인이 아니라 직접 장인이 손으로 만들어 낸 독특한 공예품을 유럽에 꾸준히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위크와 디자인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런던에 2015년 공예 위크를 추가한 샐터 회장은 “일상 생활용품에도 명품이 있지만 많은 이들이 같은 물건을 쓰고 있다”며 “세계의 작가들을 불러모아 독창적인 작품을 공유하고 싶은데 아름지기 전시회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개막식에는 로시 그린리스 영국공예청장과 제인 포탈 대영박물관 아시아 컬렉션 부장, 로살리 킴 빅토리아 앨버트 큐레이터, 엘로노어 수아 대영박물관 한국컬렉션 큐레이터, 용호성 주영한국문화원장, 조혜영 예술감독과 서도호 현대미술작가, 정민자 아름지기 고문 등이 참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현재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 에서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7-한국도자의 정중동’ 전시도 진행 중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