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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고 압박’과 대화, 트럼프의 새 대북정책 주목한다

중앙일보 2017.04.27 20:02 종합 38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현지시간) 상원의원 100명을 백악관으로 불러 북한 핵의 위중함을 설명했다. 그제 새벽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경북 성주에 긴급 배치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국방예산 자동삭감제도(시퀘스터)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모두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상원의원들에게 북핵 설명
핵 동결 조건으로 대화의 문은 열어
대선후보들도 북핵 해결책 내놓아야

미 대통령이 상원의원 전원에게 북한 핵에 대해 브리핑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그 직후 발표된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합동성명에는 눈여겨볼 대목이 적지 않다. 합동성명은 그동안 자주 사용해 온 ‘무력 사용, 선제타격’ 등의 강경한 표현을 빼고 ‘경제 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주된 수단으로 내세웠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평화로운 비핵화를 위해 협상에도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처음으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노력으로 북한이 4월 15일(김일성 생일)과 4월 25일(북한군 창건일) 사이에 6차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이 트럼프의 새 대북정책에서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대화 시사로 인해 강경방침이 다소 완화된 듯 보이지만, 새 노선의 핵심 기조가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점이다. 또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미국 안보에 대한 긴급한 위협이자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감안해 경제와 외교적 압박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일 뿐이다. 미국은 합동성명 말미에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군사 옵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물론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는 대화의 전제가 아니라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에 응한다고 해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핵 임시 동결’ 정도를 전제로 내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선 그런 북핵 동결조차 북한 핵을 일단 인정하고 머리에 이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또 북한이 이번에도 대화 테이블에 나오면서 뒤로는 몰래 핵무기 고도화를 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하지만 대화와 압박의 투 트랙 없이는 북핵 해결이 다시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 대선후보들은 대선 TV토론에서 북핵이 폐기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그랜드 플랜은 거의 내놓지 않았다. 대화를 강조하거나 제재를 우선하는 방법론만 제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제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밝힌 만큼 대선후보들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한 구체적 북핵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미·중의 ‘코리아 패싱’이 없도록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 역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인식하고 핵프로그램 포기와 함께 대화에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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