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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량 누전차단기에 청테이프만 붙이고 운행시킨 코레일

중앙일보 2017.04.27 18:43
 ITX(급행형 전동열차)의 누전차단기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MCB)에 불이나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ITX 운영사인 코레일이 제대로 수리는 하지 않고 차단기에 청테이프만 붙이는 임시방편으로 열차 운행을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2만5000볼트 고압 전력 사용하는 급행형 ITX열차
누전차단기 불량으로 불붙는 사고 자주 발생

코레일, AS 제대로 안받고 청테이프만 붙이고 운행
미관상 안좋다며 회색페인트 칠해 눈속임도

청테이프 조치 이후에도 화재사고 또 발생
내부 관계자, "왜 AS 요청안하는지 이해 안돼"

2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ITX-새마을호가 경부선 영등포역 인근에서 멈춰서는 사고가 일어났다. 원인은 주회로차단기에 불이나 열차에 전력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ITX열차의 누전차단기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에 작업자들이 청테이프를 붙이고 있다.[사진 독자제공]

ITX열차의 누전차단기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에 작업자들이 청테이프를 붙이고 있다.[사진 독자제공]

 
ITX는 2만5000V의 특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동차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 및 이상 전력 차단 등의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가 핵심 안전장치로 꼽힌다.  
 
하지만 코레일은 열차 제작사인 로템에 정식 AS(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하지 않고 주회로차단기에 청테이프를 붙이는 임시조치만 했다. 이러한 임시조치는 코레일에서 운행하는 23편의 모든 ITX에 모두 이뤄졌다. 또 청테이프를 붙인 것이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 위에 회색 페인트칠까지 했다.
 
코레일 측은 청테이프 붙인 것을 감추기 위해 그 위에 회색 페인트칠을 해놨다.[사진 독자제공]

코레일 측은 청테이프 붙인 것을 감추기 위해 그 위에회색 페인트칠을 해놨다.[사진 독자제공]

그러나 ‘청테이프 봉합’이 효과가 없었는지 지난 17일  ITX-새마을호가 같은 문제로 경부선 매포역 인근에서 25분간이나 멈췄다. 이 때문에 해당 노선을 지나는 다른 13개 열차가 길게는 한 시간가량이나 지연돼야 했다.   
 
청테이프를 붙인 이후에도 화재가 발생해 차단기 내부가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 독자제공]

청테이프를 붙인 이후에도 화재가 발생해 차단기 내부가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 독자제공]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 관계자는 “아직 무상유지보수 기간 중인데도 정식 AS를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고 코레일 자체적으로 임시조치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ITX는 로템에서 만들어 코레일에 납품한 급행형 전동차로 2014년 5월 처음으로 운행했다. 새로 운행하는 열차는 국책연구기관인 철도기술연구원으로부터 철저하게 품질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 검사를 통과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 ITX가 도입될 당시의 철도기술연구원장이 홍순만 현 코레일 사장이다.
 
앞서 코레일은 2015년 4월 호남고속철 운행 첫날에도 목포행 KTX-산천의 맨 앞쪽 외부 측면에 있는 워셔액 주입구 덮개부분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청테이프로 고정한 채 운행을 계속해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박건수 철도운행안전과장은  "열차가 선로에 멈춰설 경우 해당 열차는 물론 다른 열차 운행에도 피해를 준다"며 "고장 원인과 함께 적절하게 조치를 취한 것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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