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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치료약 '글리벡' 건강보험 계속 적용

중앙일보 2017.04.27 12:00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건강보험 적용 정지 대신 과징금 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환자들은 기존대로 글리벡을 계속 쓸 수 있게 됐다. [중앙포토]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건강보험 적용 정지 대신 과징금 부과 처분이 내려졌다. 환자들은 기존대로 글리벡을 계속 쓸 수 있게 됐다. [중앙포토]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건강보험 적용이 앞으로도 유지된다. 대신에 글리벡 처방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한국노바티스는 과징금을 내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징계로 글리벡을 건보 적용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하는 방안과 과징금을 물리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복지부, 건보 적용 한시 정지 대신 과징금 부과
"다른 약품으로 바꾸면 환자 건강에 부작용 우려"
제조사 한국노바티스, 불법 리베이트 25억 적발

글리벡 포함 33개 약품에 과징금 551억 부과
'조메타' 등 9개 약품은 6개월간 건보 첫 제외

 복지부는 27일 "한국노바티스가 제조한 조메타 등 9개 품목을 건강보험 급여 품목에서 6개월간 정지시키고 글리벡 등 33개 품목에는 모두 5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과징금 551억원은 이들 33개 품목에 지급된 전체 요양급여 비용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복지부는 노바티스가 과징금 부과 등에 대해 이의신청을 내면 이를 심사해 다음 달 처분을 확정한다.  
건강보험 적용이 6개월간 정지 되는 한국노바티스 9개 약품.

건강보험 적용이 6개월간 정지 되는 한국노바티스 9개 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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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바티스는 2011년 1월부터 5년간 의사들에게 43개 품목(비급여 1개 품목 포함)의 처방 대가로 모두 25억9000만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적발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복지부가 이중 건보가 적용되는 42개 품목에 건보 적용 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처분을 한 것은 '리베이트 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한국노바티스에 처음 적용됐다. 
 
 건보 적용이 6개월간 정지된 9개 약품은 동일한 성분의 다른 약이 있어 대체 가능한 품목이다. 과징금이 부과된 33개 중 글리벡 등 10개도 동일 성분의 다른 약이 있으나 건보 적용을 정지시키면 환자 불편이 크다고 복지부는 판단했다. 나머지 20개는 다른 약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단일 품목이다.  
 
 복지부가 글리벡에 과징금을 물리기로 한 것은 글리벡을 계속 사용하길 희망하는 환자들을 배려해서다. 백혈병 환자는 수년 간 약을 장기복용해야 한다. 환자 몸이 특정한 약에 적응한 상태에선 같은 성분이더라도 다른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 환자로선 어려울 수 있다고 복지부가 본 것이다.  
한국노바티스의 42개 품목 중 9개에 건강보험 적용이 6개월간 정지되게 됐다. 33개 품목은 모두 551억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중앙포토]

한국노바티스의 42개 품목 중 9개에 건강보험 적용이 6개월간 정지되게 됐다. 33개 품목은 모두 551억원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중앙포토]

  리베이트 투스트라이크 아웃제는 2013년 도입돼 이듬해 7월 시행됐다.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준 사실이 드러나면 ^첫 회엔 해당 품목을 건보 적용에서 최장 1년간 정지시키고 ^2회째는 아예 퇴출한다. 품목당 제공한 리베이트 금액이 1억원보다 적으면 3회째 적발에서 퇴출한다. 
 
 다만 단일품목이어서 대체가 불가능하면 퇴출시키는 대신 과징금을 부과한다. 단일품목이 아닌 경우에도 ^희귀 의약품이거나 ^복지부 장관이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과징금을 부과한다. 
 
 특별한 사유는 ^대체 약제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없거나 ^요양급여 정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약제를 변경하면 환자가 약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다.  
 
 이번에 노바티스 약품 중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글리벡이다. 백혈병 환자들이 폭넓게 많이 쓰고 있어서다. 백혈병 환자들은 "글리벡이 건보 적용에서 제외되면 약값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대체약을 쓰면 자칫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건보 제외를 반대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글리벡은 대체약이 많은 데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선 엄격한 처분이 필요하다"며 건보 적용 정지를 요구했다. 
 
글리벡에 과징금을 물리기로 한 것에 대해 복지부 곽명성 보험약제과장은 "다른 약제로 바꾸면 환자가 민감하게 반응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리벡은 다른 약제로 변경하면 동일 성분이더라도 적응 과정에서 부작용 우려가 있고 부작용이 생기면 정상화될때까지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치매 치료제 '엑셀론'과 골대사제제인 '조메타'는 보험급여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들 약도 '약제를 변경하면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고 환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약제를 변경하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복지부는 '대체 약제가 있고 약을 변경해도 생명이나 건강에 위험 수준의 부작용은 없다'고 봤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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