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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의 비정상의 눈] 높은 투표율에 정책선거까지 … 한국, 민주주의 본보기 되길

중앙일보 2017.04.27 03:31 종합 32면 지면보기
마크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마크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한국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과정과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고 여러 가지를 깊이 고민한 뒤 진지하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모든 나라의 민주주의 제도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는 제도에 대한 자기비판과 적극적인 개선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국가를 ‘민주주의의 정답’이라고 주장하기는 힘들다. 특히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대선을 치른 영국과 미국, 그리고 현재 대선이 진행 중인 프랑스와 한국을 지켜보면 모든 국가가 서로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적극적인 시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미국이 배워야 할 좋은 본보기다. 한국은 이미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75%가 넘는 투표율을 보여줬다. 지난해 미국 대선의 투표율은 58%에 불과했다. 이런 낮은 투표율은 미국의 시민 참여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나는 한국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미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투표율로 시민 참여 분야에서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한국에선 지난 몇 달간 다양한 세력이 시위를 벌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별 사고 없이 평화롭게 시위를 진행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는 전 세계에 시민 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됐다. 대선도 이렇게 평화롭고 질서 있고 적극적으로 치르게 될 것으로 믿는다.
 
한 가지 보탰으면 하는 것이 정책 선거다. 미국은 투표율은 낮지만 유권자들이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얻고 이를 바탕으로 고심하면서 투표하는 전통이 있다. 토머스 제퍼슨을 비롯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일찍이 “유권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물 대신 정책 중심의 선거가 자리 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미 대선에선 정책이 뒤로 밀린 경향이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각종 현안에 대해 일반적이고 피상적 수준으로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의견은 내놓지 못했다.
 
다가오는 한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것은 물론 후보들의 정책에 대해 구체적이고 치밀한 조사까지 한 다음 투표에 나섰으면 좋겠다. 그러면 한국은 그야말로 멋지고 희망으로 가득한 민주주의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크 테토 [미국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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