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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50만 페북 대군 든든 … ‘심블리’ 친근한 캐릭터 전략도

중앙일보 2017.04.27 03:08 종합 5면 지면보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6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 현장을 찾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왼쪽)과 화력 시범을 참관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6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격멸훈련’ 현장을 찾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왼쪽)과 화력 시범을 참관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출마 선언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실시간 동영상 중계 서비스인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지지자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SNS를 활용한 대선 홍보 경쟁이 치열하다. 본지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다섯 명과 대선후보의 SNS 선거 운동을 평가했다. SNS 활용도와 확산성, 콘텐트 전략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누가 SNS 선거전 활발한가 보니
안, 지지자와 실시간 동영상 소통
홍·유, 거의 오프라인에 집중
“지지층끼리 소통에 그치지 말고
반대 측 의견 듣고 공약도 반영을”

전문가로부터 “SNS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평을 들은 이는 문재인 후보다. 5점 만점에 평균 3.9점을 받았다. 50만3000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친구가 페북 포스팅마다 2000여 개의 ‘좋아요’, 1000여 개의 댓글을 달았다. 강력한 조직력이 뒤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출신 윤영찬 SNS본부장은 “SNS 관리에 40여 명이 매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초 정책 쇼핑몰’을 표방한 공약 홈페이지 ‘문재인 1번가’도 이런 역량 덕에 나왔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층의 눈높이에 맞춘 표현이다.
 
조직력을 내세운 문 후보와 정반대가 유승민 후보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유 후보 페이스북 계정의 페북 친구는 4만 명 정도다. SNS 관리를 맡은 권은희 의원은 “유세에 동원할 인력이 부족해 SNS 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은 없고 8명 정도 번갈아 가며 SNS를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온라인 홍보에서 예산과 조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문 후보와 유 후보가 잘 보여준다” 고 말했다.
 
SNS 선거운동을 두 번째로 잘한다고 평가받은 이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다. 젊은 층의 화법과 적절한 센스를 조화시킨 ‘단짠 전략’을 쓴다. “달고 짠 음식을 번갈아 먹다보면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는 원리를 활용한 중독 유도 전략이다. 이석현 정의당 SNS 부본부장은 “부드러운 ‘심블리(심상정+러블리)’ 캐릭터와 카리스마를 강조한 ‘사자후’ 캐릭터를 교체 노출해 후보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려 한다”며 “후보를 직접 띄우기보다 희화화하는 화법이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강원도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의 토이로봇관을 찾아 로봇 축구를 체험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강원도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의 토이로봇관을 찾아 로봇 축구를 체험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후보는 이런 센스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세 번째로 많은 페북 친구(11만 명)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난 일주일간 그를 언급한 페북 콘텐트는 1만3750건으로 심 후보(9만976건)나 문 후보(7만5292건)에게 크게 못 미친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회사 에스코토스의 강함수 대표는 “안 후보의 SNS는 공약집을 보는 듯 딱딱하고, 친근감을 주기보다는 모범생을 보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홍준표 후보는 유 후보보다는 나은 점수(2.2점)를 받았다. SNS 활용도가 높지 않지만 오프라인과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서다.
 
SNS 인기가 지지율로 직결되진 않는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콘텐트만 지속적으로 접하는 ‘필터 버블’ 현상 때문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기존의 매체에선 보고 싶지 않은 뉴스도 보게 되지만 SNS에선 하루 종일 보고 싶은 뉴스만 볼 수 있다”며 “SNS로 반대 세력을 끌어오기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후보들이 SNS를 통해 ‘진짜 소통’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지금의 SNS 홍보전은 얼마나 많은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지 자랑하는 ‘세 과시형’이어서 진정한 양방향 소통은 미흡하다”며 “SNS로 반대 세력의 의견을 듣고 공약에도 반영하는 식의 진정한 소통이 아쉽다”고 말했다. 
 
임미진·김도년·안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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