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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단·우승·200승 … 신진서 “지금이 내 바둑인생 분기점”

중앙일보 2017.04.27 01:48 종합 25면 지면보기
‘한국 바둑의 미래’ 신진서(17) 8단이 글로비스배 대회 정상에 섰다. 신 8단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 글로비스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제4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20세 이하(U- 20) 결승에서 변상일(20) 5단에게 250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국내 선수로 글로비스배 첫 정상
손 너무 빠른 ‘경솔함’ 고치려 노력
커제가 경계대상 1호 … 꼭 꺾고 싶어
올해 세계대회 타이틀 따는 게 목표

글로비스배에서 변상일 5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8단. 신 8단은 “먼저 세계대회 타이틀을 하나 따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 그 다음에 최대한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기원]

글로비스배에서 변상일 5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신진서 8단. 신 8단은 “먼저 세계대회 타이틀을 하나 따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 그 다음에 최대한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기원]

결승전 시작 전까지 7단이었던 신 8단은 한국기원 특별 승단 규정에 따라 우승과 함께 8단으로 승단했다. 지난달 30일 7단이 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승단한 것. 아울러 신 8단은 이 대회에서 개인 통산 200승 달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대회 직후 중국 갑조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간 신 8단과 25일 전화 인터뷰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승단, 200승 세 가지를 달성했다. 의미가 클 것 같은데.
“승단과 200승은 부수적인 것이고 우승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대회에 나가면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특히 그간 글로비스배에서 한국 선수들 성적이 부진(2015년 제2회 대회에서 나현 8단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했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었다.”
 
요즘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우승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요즘 바둑 내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컨디션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대회는 8강부터 결승까지 모든 판이 어려웠다. 특히 8강에서 맞붙은 중국의 셰얼하오(謝爾豪) 4단에게는 거의 패배한 거나 다름없었지만 어렵게 역전했다.”
 
우승한 다음 특별히 뭘 했나.
“별다르게 한 건 없다. 글로비스배 우승도 기쁜 일이지만 20세 이하 대회이기 때문에 아직 이 정도로는 기분을 낼 생각이 없다. 현재는 8강에 진출한 제1회 신아오배 세계바둑오픈에 집중하고 있다.”
 
신아오배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쉽지는 않을 것 같다. 8강에서 맞붙는 저우루이양(周睿羊) 9단부터가 만만치 않은 상대다(신 8단은 지난해 저우루이양 9단에게 갑조리그에서 1패 했다). 최근 저우루이양 9단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닌 것 같지만, 워낙 강한 상대라 어려운 승부가 될 거 같다.”
 
신아오배를 위해 따로 준비하는 게 있나.
“평소대로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 훈련실에 나가서 바둑 공부를 한다. 또한 내 바둑의 단점인 경솔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손이 빨리 나와서 패배했던 바둑을 평소에도 되뇌면서, 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타일을 한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 지금은 단점을 고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지만, 정 안 될 것 같으면 수읽기로 단점을 커버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커제(柯潔)·미위팅(昱廷) 9단도 분명히 경솔한 부분이 있지만 세계 최정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손이 빨라도 수읽기가 빠르면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본다.”
 
항상 주변의 기대가 큰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가.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기대에 익숙했고,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성격이다.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특히 중국 선수와 대국할 때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국 선수들과 싸우는 게 벅차지는 않나.
“커제 9단은 상대하기에 부담이 있다. 하지만 1998년생 아래에게는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가장 이기고 싶은 선수는 커제 9단이다. 현재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이고 또 내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상대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세계대회 타이틀을 하나 따는 것이다. 타이틀을 하나라도 따야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 세계대회 우승이 늦어지면 그만큼 부담이 커질 것 같다. ”
 
신아오배에서 우승하면 ‘최연소 9단’ 기록도 세우게 된다.
“최연소 9단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기회가 왔을 때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가 내 바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신진서
2000년 부산 출생. 2012년 제1회 영재 입단대회 입단. 제 1~3기 합천군 초청 하찬석 국수배 우승, 2014 메지온배 한·중 신예바둑대항전 우승, 2015 렛츠런파크배 오픈토너먼트 우승, 제3기 메지온배 오픈 신인왕전 우승, 2016 훙구탄배 한·중·일 삼국 바둑정예대회 우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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