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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공공부문 고용 7.6%? 정확한 통계 없어

중앙일보 2017.04.27 01:46 종합 8면 지면보기

25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선 공공부문 고용 통계를 놓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논쟁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일자리 문제를 다루면서 정부와 기업 중 누가 고용 창출을 주도해야 하느냐를 놓고 토론했다. 그러다 심 후보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공공 일자리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공공부문 고용이) OECD 평균 21% 정도 된다. 우리는 7.6%로 OECD 평균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그 통계에는) 공기업이나 위탁받은 민간기업이 다 빠져 있는 숫자”라며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OECD 통계와 다르다? 그렇지 않다.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며 “어느 나라 공무원만, 어느 나라 공기업까지 포함시키고 이런 게 아니다. 똑같은 기준에서 OECD 21.3%, 한국 7.6% 그런 것”이라고 심 후보를 거들었다.
 
문·심 “OECD에 낸 정부 자료”
안 후보는 “공기업 빠진 숫자”
정부, 국제적 기준 집계 안 해 
 
그렇다면 누가 더 사실에 가까운 주장을 했을까. 심 후보가 언급한 OECD 통계는 ‘한눈에 보는 정부’라는 자료다. 우리 정부에서 내놓은 한글 요약본엔 2013년 기준 한국의 공공부문 고용은 전체 고용의 7.6%를 차지한다고 돼 있다. OECD 평균(21.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숫자만 놓고 보면 심 후보의 말이 맞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영어로 된 원문 보고서를 자세히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해당 보고서 84쪽의 그림 설명을 보면 ‘한국 등의 자료는 이용 가능하지 않다’고 적혀 있다. 85쪽의 그래프에는 ‘출처: 국제노동기구 (중략) 한국 자료는 정부 당국’이라는 표현도 있다. 다른 자료와 달리 한국 자료는 한국 정부에서 준 걸 기반으로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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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럴까. 이유는 간단한다. 한국은 그동안 공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모두 포괄하는 공공부문 통계를 아예 작성하지 않았다. 대신 행정자치부가 OECD에 자료를 건넸다. 올 들어서야 비로소 통계청이 나서게 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26일 “과거에 OECD에 보낸 자료는 행자부가 정부조직 등의 현황을 파악한 자료였다”며 “올 6월 통계청이 공식 데이터를 만들어 OECD에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결국 공공부문 규모를 둘러싼 오랜 논란이 있었음에도 정부가 국제적 기준의 기초적 통계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연유로 숫자만 보면 심 후보와 문 후보의 말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안 후보의 지적도 옳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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