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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중 946개, 막는 데 ‘도 튼’ 달튼

중앙일보 2017.04.27 01:11 종합 31면 지면보기
구기종목에는 ‘잘 막으면 지지 않지만, 넣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넣어도 그 이상 내주면 질 수 밖에 없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돌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철벽 골리’ 맷 달튼(31·사진)이다.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철벽 골리’
세계선수권 세이브성공률 0.946
유럽 강호들 상대 3연승 일등공신

한국(세계 23위)은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 3차전에서 헝가리(19위)에 3-1(0-0 1-1 2-0)로 역전승했다. 폴란드·카자흐스탄에 이어 헝가리까지 잡은 한국은 3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달튼은 헝가리전에서 유효슈팅 23개 중 22개를 막아냈다. 막지 못한 하나가 헝거리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헝가리는 3피리어드 막판 골리를 빼고 필드 플레이어를 한 명을 더 투입하는 ‘엠프티넷 플레이(Empty net)’까지 펼쳤지만 달튼의 철벽방어를 뚫을 수는 없었다.
 
달튼은 폴란드전에서 유효슈팅 38개 중 36개, 카자흐스탄전에서는 유효슈팅 32개 중 30개를 막았다. 3경기 합쳐 93개의 슈팅 중 88개를 막아냈다. 경기당 실점 1.67, 세이브성공률이 0.946이다. 아이스하키에선 골리가 팀 전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야구에서 투수가 호투할 경우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스하키는 리바운드된 퍽을 2차 슈팅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달튼은 퍽을 글로브로 잡아버린다. 리바운드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한국 승리에는 패턴이 있다. 먼저 달튼이 선방쇼를 하고 동료들이 막판에 승부는 뒤집는 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피리어드에만 8골을 넣었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에서 활약하다가 2014년 국내실업팀인 한라에 입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소속팀 한라는 ‘한국의 골문을 막는 철옹성이 되어 달라’는 뜻에게 달튼에게 ‘한라성(漢拏城)’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한국·카자흐스탄·오스트리아·헝가리·폴란드·우크라이나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상위 두 팀이 내년 월드챔피언십(톱디비전)으로 승격한다. 한국은 28일 오스트리아나 29일 우크라이나 중 한 팀만 잡아도 조 2위를 확보하게 돼 사상 처음 월드챔피언십에 오르게 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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